미,후세인 비밀제의 거부/조건부 철군안/요르단도 대이라크 금수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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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바그다드ㆍ니코시아ㆍ워싱턴ㆍ두바이=외신 종합】 미국등 서방측이 이라크의 협상제의를 일축하고 대이라크 군사압력을 계속 증강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는 미국에 쿠웨이트의 이라크연방 편입등을 전제로 쿠웨이트 철군및 인질석방을 실시할 의사가 있다는 협상안을 제시,막후 외교공세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한 고위관리는 29일 이라크가 유엔의 제재조치 해제및 이라크의 페르시아만 접근보장,루마일라 유전확보 등 일부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질 경우 쿠웨이트에서 철수하겠다는 비밀제의를 해왔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이날 바그다드에서 가진 미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밀협상제의 사실을 부인하고 앞서 요구한 부시 미대통령및 대처 영국총리와의 TV토론을 거듭 제의했다.
미국은 협상제의를 거절한 데 이어 사우디에 MI탱크 수십대를 상륙시켜 쿠웨이트 국경지대에 포진시키는 한편 7함대의 기함과 수륙 양용 지휘함 블루리지호등을 페르시아만으로 추가 파견,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라크 선박에 대한 해상검색도 계속 강화하고 있다.<관계기사3,4,5면>
이제까지 친이라크 입장을 취해오던 요르단도 유엔 안보리가 승인한 대이라크 금수조치를 적용,앞으로 이라크에 대한 『상업ㆍ금융활동은 물론 수출도 전면 중단할 것』임을 바그다드에 통보했다고 믿을 만한 소식통이 이날 밝혔다.
한 서방 해군소식통은 홍해에 배치된 미 군함 수병들이 최근 쿠웨이트와 이라크의 선박에 승선해 화물및 행선지등을 조사했으나 이들 선박들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앞서 뉴욕의 일간 뉴스데이지는 이라크가 유엔의 제재조치 해제,페르시아만 접근보장,쿠웨이트의 루마일라 유전에 대한 이라크의 통제권이 받아들여질 경우 쿠웨이트에서 철군하겠다는 타협안을 지난 23일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를 통해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에게 전달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가 제시한 비밀타협안에는 미국과 이라크의 안보이익을 다같이 만족시킬 수 있는 석유협정과 이라크의 경제난 완화를 위한 공동경제개발계획등을 위한 협상 개최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가 29일 외국인 여성및 어린이들의 즉각 출국을 허용하는 조치를 밝힘에 따라 미국ㆍ영국 등 서방국들은 자국 항공기를 이용한 특별공수계획을 마련중에 있으며 30일께부터 이들에 대한 출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앞서 이라크 관리들은 오는 9월1일부터 기본적인 식품의 배급제를 실시한다고 29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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