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성잡지 『미즈』광고 없이 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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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 복간된 미국의대표적 여성잡지 『미즈』(Ms.)가 「광고 없는 여성 정보지」를 표방하고 나서 잡지출판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재정난 등의 이유로 지난 1월 중단됐다가 7개월만에 복간된 『미즈』는 그간 기사보다 더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광고를 모두 없애고, 1년 6부 구독에 30달러의 비싼 고급지 형태를 채택했다.
『미즈』복간호는 이달 중순 발매되자마자 1주일만에 가판에서 매진됐고 우편 구독 신청도 쇄도해 재판에 들어갔다.
『미즈』편집자인 로번 모건씨는 『목표로 세운 10만명의 정기구독자도 시간문제』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 같이 광고 없는 여성지가 뜻밖의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은 거의 모든 여성잡지가 광고주의·상업주의에 편승해 집착해 왔던 고정관념들을 타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광고주는 한정돼 있는데 여성지만 폭증해 점점 어려워진 광고시장을 아예 외면하고 「광고주로부터 독립, 질 높은 내용으로 꾸민다」는 편집방침이 주효한 때문이기도 하다.
종래의 여성지들이 인기연예인 얼굴로 표지를 꾸미고 패션, 몸 가꾸기, 젊어지는 비결, 성, 요리, 유명인들 동향 등만을 타성적으로 다뤄온 것을 전적으로 타파해보겠다는 것이 『미즈』의 새로운 편집 방침이다.
「여성의 세계」를 부제로 달고 나온 『미즈』복간호는 활동적인 여성의 정보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자동차·컴퓨터·증권·보험 등의 경제뉴스와 가족과 자신의 미래를 위한 재테크, 사회생활에서 부딪히는 여성 나름의 문제들 등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돈 문제」에 관한 기사들은 다른 경제지 만큼 전문적이며 또 여성만이 실생활에서 겪는「돈 문제」들에 초점을 맞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편집자 모건씨도 『소비적이고 말초신경 자극적인 광고대신에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로 가득 채웠으며 독자들의 입장에 서서 실제적용에 주안점을 뒀다』며「생활인으로서의 여성」에게 일독을 권하고 있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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