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장부 비밀' 열쇠 쥔 노관규 관심인물로 급부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노무현 대통령 대선자금 회계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민주당 예결위원장인 노관규(盧官圭.43.강동갑위원장)변호사가 관심 인물로 급부상했다. 그가 당시 선거대책위의 회계 내역에 대한 민주당의 감사 작업을 지휘했기 때문이다. 그의 폭로 내용은 정국을 뒤흔드는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 장흥 출생인 盧위원장은 공교롭게 盧대통령과 같은 점이 많다. 우선 고졸 출신 변호사에 같은 광주 盧씨다. 순천 매산고를 졸업한 뒤 상경, 한때 구로공단에서 일하는 등 고생 끝에 1979년 세무공무원이 됐다. 이후 8년간 공무원 생활을 한 뒤 고시에 도전, 92년 늦깎이로 사시(34회)에 합격했다. 검사 시절 그는 가는 곳마다 큰 사건을 해결했다. 특히 세무공무원 경력을 십분 살려 세무장부 분석과 계좌 추적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 수사 때에도 대검 중수부 '드림팀'의 일원으로 참가, 당시 대선 잉여금에 대해 조세 포탈 혐의를 적용해 현철씨를 구속했다. 별명이 '자물쇠'인 정태수 한보 회장의 입을 연 주인공도 바로 盧위원장이다.

2000년 총선 때 민주당에 입당해 서울 강동갑에서 출마했으나 당시 한나라당 후보인 이부영(현 열린우리당 소속)의원에게 패했다.

변호사임에도 33평 전세 아파트에서 부모를 모시고 살고 있다. 두 아들 가운데 장남이 혈액종양을 앓고 있어 가족이 고통을 겪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盧위원장은 28일 "대검 중수부에서 '갖고 있는 문건을 보내 달라'고 해서 '너희를 어떻게 믿느냐'고 거절했더니 '이번엔 진짜로 한다'고 하더라"며 "철저한 수사로 진실이 명백히 가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