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평가 시험 만만히 보면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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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 합격생들은 진학 이후를 대비한 학습대책을 미리 세울 필요가 있다. 앞으로 대학입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진학 이후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내년 3월 입학 전까지 기간이 매우 중요하다. 이 기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는가에 따라 학교생활·대입 준비에 많은 영향을 준다.

◆ 이 점을 알고 가자
= 과학고 합격자와 입학절차가 발표되면서 신입생 진단평가(수학·영어·과학)와 신입생 적응교육(3~4일), 기숙사 입소, 반편성 등 신입생 안내절차가 시작된다. 특히 입학 전 2차에 걸친 진단평가는 학생수준과 학습방향을 제시하고 반편성 자료로 활용하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를 해야한다. 이때부터 학생들은 과학고 진학을 실감하게 된다. 진학 초기엔 걱정과 불안감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영재와 수재들이 많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150여 명 학생 중 150등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과학고 학생 진로
과학고 진학생들은 의외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본인의 확고한 의지가 없이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하게 알고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과학고는 대부분 다음과 같은 대학으로 진로를 정한다.

◆ 과학고 대입준비

# 경시(올림피아드)준비를 하라
입학 후 제일 먼저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경시 문제다. 특히 2008학년도 바뀐 입시제도의 적용을 받을 경우 경시는 더욱 비중이 커진다. 경시를 전형으로 해 과학고에 합격한 학생은 그대로 준비하면 된다. 하지만 학교장 추천이나 성적우수자,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경시에 대한 부담이 클 것이다. 그러나 대학에서 경시비중이 크고 가산점이 부여되기 때문에 한 과목(수학·물리·화학·생물·천문)정도는 준비해야 한다. 학교 선배나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받아 보아라. 고등부경시(올림피아드)는 고등과정의 최고수준을 평가하기 때문에 수준이 상당히 높다. 입상하기가 상당이 어렵다. 만일 경시에만 몰두 하다 보면 학교 내신이 뒤떨어져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균형있는 시간배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전략이 곧 대입 전략이 된다.

# 내신대비 철저히 하라
과학고는 내신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여기고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오히려 내신에서는 대학진학에 절대 불리한 입장이다. 특히 2008학년도 내신 9등급제의 경우 이에 대한 대학별 내신 실질반영비율 조정과 논술·심층면접 반영비율 확대, 특기자전형 확대 등 보완적 제도 없이는 과학고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 때문에 일단 내신성적 상위 5등급 이내의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 이 점을 고려하면 과학고 진학이 결정된 학생들은 3월 입학 전에 일반과목 예습이 철저히 돼야 한다. 과학고는 전원 의무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자신의 부족한 과목을 보충할 기회가 많지않기 때문이다.

# 수시전형을 대비하라.
서울대·포항공대·과기대 등 상위권 대학 대부분은 수시모집에서 심층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수시모집에서는 내신성적 외에는 마땅한 평가자료가 없기 때문에 심층면접을 통한 학생선발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수업이 심화내용으로 진행되고, 실험·실습 중심의 교과 운영이 되고 있는 과학고의 학생들에게 절대 유리하다. 과학고 학생들의 경우 정시보다는 수시를 통해 대다수가 진학하게 되는데, 정시의 수능보다는 수시의 심층면접이 내신의 불리를 극복하는데 절대 유리하기 때문이다. 경시·올림피아드 준비는 바로 심층면접 대비를 함께 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를 고려해 학습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좋다.

# 2학년 조기진학과 3학년 진급
조기졸업은 3년 과정을 2년으로 단축해 대학에 진학한다는 점에서 좋은 면이 많다. 따라서 차츰 조기 졸업이 느는 추세에 있다. 3학년으로 진급하는 학생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조기 졸업한 학생이 대학에 진학한 뒤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최근 과학고 학생이나 학부모 사이에 2학년 조기졸업을 하지 않고 3학년에 진급하는 것을 비정상으로 인식하는 면도 있다. 3학년을 더 다니면 시간·경제적으로 더 부담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2학년 조기 졸업생의 진학은 과기대와 일반대학으로 나눌 수 있다. 과기대는 1차에서 내신성적(수학·과학 중심), 경시·각종 대회 수상경력, 텝스(TEPS), 토플, 토익 성적으로 종합평가해 합격자를 결정한다. 1차 합격자에 한해 2차에서 심층면접으로 최종 선발한다. 단 1차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2차 심층면접 대신 인성면접으로 대체한다. 일반대학 역시 대부분 수시전형으로 1·2차 전형으로 한다. 1차에 내신과 경시수상경력 서류전형을 실시하고, 합격자에 한해 2차 심층면접을 한다. 사실 조기진학과 3학년 진급은 대학선택과 진로문제에 큰 영향을 준다. 신입생들은 이점을 고려해 학과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 과학고 입학 전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
대학을 바라보고 내신을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 과목을 준비해야 하는데, 수학·과학 경시 준비를 해 온 학생은 다행이다. 그러나 학교장추천이나 학교성적우수자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은 걱정이 될 것이다. 경시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입학 전 3개월은 다시 앞을 보고 달려가야 하는 입시준비가 될 것이다.

# 영어 토플·텝스 성적 갖춰야
영어는 과학고에 진학해 공부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이 때문에 지금 영어 공부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준비해야 한다. 과학고는 원서 전문교과 수업이 많기 때문에 영어능력을 갖추는 것은 필수적이다. 특히 과기대는 일정한 영어실력(토플·텝스)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대를 포함해 서울의 주요 대학을 지원하려는 학생도 토플이나 텝스 성적이 높으면 그만큼 유리하다. 이뿐만 아니라 과학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한번쯤 유학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다만 그 시기가 다를 뿐이다. 재학 중 유학을 가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 유학 시기는 과학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미국의 학부에 진학하거나 서울대나 카이스트(KAIST) 등지에서 학부과정을 마치고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원으로 유학을 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영어능력을 갖춰두는 것은 필수다.

# 올림피아드(경시)는 하나쯤 꼭 준비해야
"학교 교과과정도 따라가기 힘든데 경시까지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사례를 볼 때 대학 진학 때 경시를 준비하지 않은 학생들은 꼭 후회를 하게 된다. 과학고에서 수학·과학(물리·화학·생물·천문) 올림피아드를 하나쯤 해놓지 않으면 대학 진학 때 어떤 실적물을 제시할지 걱정하게 된다. 또한 경시 준비는 서울대·포항공대·과기대의 논술과 심층면접 대비도 동시에 하게 된다. 중학교 때 경시를 한 학생은 대부분 계속 하겠지만, 준비를 못 한 학생들은 자신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고 학교동아리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참고로 기초가 적어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는 생물경시를 많이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과학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기대감과 불안감으로 한 학기를 시작하게 된다. 다른 학교와 전혀 다른 교과과정, 기숙사 생활, 영재들 속에서의 내신등급관리 등 힘든 점이 많을 것이다. 조기졸업 등 진로 고민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도가 되기 위한 길을 간다는 자긍심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02-2202-0025, www.janghak.co.kr 김경노 장학학원 기획본부장

프리미엄 이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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