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페만 무력충돌 “예측불허”(뉴스파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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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라크 인질무기화에 서방 공격태세/소 가세… 안보리 논란끝 군사제재허용
3주째 접어든 중동사태는 미국 등 다국적군의 군사력 증감과 이라크의 인질 및 화학무기 사용 위협강화로 무력충돌 막바지 위기에 몰리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반면에 석유위기에 직면한 세계경제는 침체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이같은 고열군사위기와 저냉경제위기는 전세계에 동시에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20일 쿠웨이트에 남은 미ㆍ영 외국인들을 다국적군 공격목표로 간주되는 전략지점에 배치해,서방인들을 인질무기화하기로 공개선언,대미 견제에 나섰다. 후세인은 또 25일 폐쇄통보 시한이 지난 쿠웨이트주재 외국대사관을 탱크 등으로 포위,쿠웨이트 철군을 요구하는 서방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이들 외국외교관들의 신변을 위협,서방측의 무력보복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은 후세인의 위협에 대해 인질안전보장 및 미 국익수호를 위한 무력사용권 행사로 대응,쌍방의 경고와 위협은 전쟁발발 직전과 같은 긴장감이 감돌게 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21일 미 예비군동원령에 서명,23일부터 4만명에 달하는 예비군동원을 개시했으며 계속 공격무기를 사우디아라비아와 페르시아만에 증강,유사시 대규모 전격공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했다.
미국의 군사력 강화에 이어 프랑스와 영국이 유사시 무력사용을 허가,이들 양국함대도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라크는 지금까지의 화학무기 사용위협에 이어 인질방패라는 추가 대응조치로 미국을 위협,22일에는 영국인 등을 체포하고 25일에는 탱크를 동원,영국ㆍ노르웨이ㆍ헝가리ㆍ일본 등 쿠웨이트주재 외국대사관 10개소를 포위,서방국들의 가장 취약한 부분에 대해 압박을 가중했다.
미국은 이라크의 이같은 이른바 「국제법상 금지된」 이라크의 3가지 조치에 대해 유엔안보리를 통한 구체적인 군사제재책을 모색했으나 처음에는 소련 등이 회의적 자세를 보임에 따라 소기의 문제를 달성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25일 소련이 참가한 가운데 유엔안보리이사회 전체회의가 대 이라크 군사제재를 허용함으로써 미국은 다시 외교공세 강화에 나섰다.
이라크의 대미 자세가 계속 강경해지고 이에 따라 소ㆍ중국이 유엔을 통한 대 이라크 군사제재 가능성을 정면으로 부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시사,태도변화를 보이기 시작함에 따라 중동파견 미ㆍ서방군의 군사력이 지금까지의 방위수준에서 공격수준으로 상승하면서 대 이라크 선제공격의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같은 대 이라크 군사적 압박이 가중되면서 경제봉쇄가 더욱 강화됨에 따라 이라크 및 쿠웨이트산 석유의 공급이 중단되면서 세계경제는 함께 진통을 겪기 시작했다.
이라크의 대 쿠웨이트 침공직후 기존 배럴당 18달러였던 석유가가 21달러로 올랐으나 위기가 고조되면서 25일에는 배럴당 최고 32달러까지 폭등,3주만에 세계석유가격은 거의 두배로 오르고 있다.
미 뉴욕,영 런던.일 동경의 증권시세는 계속 떨어지고 특히 석유산업이 고통을 겪고 있다.
이같은 세계경제의 진통은 중동위기가 3주째 접어들면서 미국등 서방 다국적군의 대 이라크 선제공격 가능성이 고조됨에 따라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가 25일 쿠웨이트주재 외국대사관 폐쇄시한을 8시간 연장한데 이어 새로운 시한을 다시 넘기면서 쿠웨이트주재 대사관 폐쇄를 해제함으로써 주말에는 일단 다급한 충돌위기는 모면했다.<진창욱 외신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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