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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골종양 팔·다리 절단 않고 수술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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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팥·다리 등을 자르지 않고 사지의 악성 골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이른바 「사지 구제술」이 국내에도 도입돼, 골종양 치료에 활기를 띠고 있다.
과거에는 무릎이나 팔꿈치 등에 뼈 암이 생기면 절단하는 것이 국내에서는 최상의 골종양 치료법이었다. 사지 구제술은 항암 치료를 한 뒤 해당되는 뼈만 잘라내고 주로 티타늄 같은 인공물질을 삽입하는 것.
악성 골종양은 연령층에 관계없이 발생되는데 10대에 특히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지에 골종양이 생기는 이유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 일부 학자들은 바이러스나 특정 화학물질을 원인으로 주장하기도 하지만 학계에서는 아직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사지 구제술을 도입한 서울대 의대 이한구 교수(정형외과)는『뼈 암의 특징에 따라 현재도 절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때도 있다.
그러나 최근 크게 발달된 항암제 요법 등과 더불어 사지 구제술이 특정 뼈암 치료에는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 연구 결과 입증되고 있다』고 밝힌다.
이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사지 구제술을 시술하기 전 2개월 가량, 시술 후 1∼2년 정도 적정한 항암제를 투여함으로써 생존율을 과거보다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
뼈암 환자에의 항암제 요법과 관련, 원자력 병원 정형외과 이수용 과장은『과거의 절단술만으로는 수술 후 생존율이 20%미만이었다. 이 때문에 화학요법의 도입이 꾸준히 시도 됐고 로젠이라는 미국의 학자는 수술요법과 화학요법을 동시에 사용, 뼈암 환자의 수술 후 5년 생존율을 77%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그는『그러나 국내에서 미국식 화학요법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많은 부작용이 발견돼 나름대로의 항암제 투여법을개발,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사지 구제술은 종양부위가 좁을수록 쉽다. 그러나 다소 환부가 넓다 하더라도 항암제를 투여, 종양의 크기를 줄인 다음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 교수는『환부를 항암제로 최대한 좁힌 다음 MRI(자기공명진단장치)촬영을 기초로 수술부위를 결정한다. 부위가 결정되면 뼈를 잘라내고 티타늄으로 만든 인공 삽입물을 잘라낸 부위에 대체시킨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20여명의 뼈암 환자에게 사지 구제술을 시행한 결과 대단히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사지 구제술은 인공 삽입물 등을 외국에 주문 제작해야 하는 등 수술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지만 ▲다리를 완전히 잘라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환자에게 만족감이 높고 ▲의족보다 힘이 덜 들며 ▲보행기능 또한 우수한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이 교수는『사지 구제술 역시 다른 암처럼 조기에 발견해야 수술 후 효과가 좋다』며 『뼈 암은 민간요법으로는 치료될 수 없는 것이므로 병세가 더 악화되기 전에 전문가를 찾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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