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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이용 반미활동 강화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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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정원은 고정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장민호(44.미국명 마이클 장.구속)씨와 그에게 포섭된 것으로 알려진 '일심회' 조직원들이 '10.9 북한 핵실험' 이후에도 한국 내 정치.사회 동향을 북한에 수시로 보고한 단서를 잡고 추적 중이다.

이는 28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회합통신)로 구속된 최기영(41)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이정훈(43) 전 민노당 중앙위원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 과정에서 일부 공개됐다. 수사당국은 구속된 최기영.이진강(43).손정목(42)씨를 일심회 조직원으로 보고 있다.

29일 검찰.국정원에 따르면 최기영씨와 이진강씨 등은 북한의 대남공작 부서인 대외연락부가 운영하는 중국 베이징의 '둥쉬화위안(東旭花園) 3089호'라는 비밀 접선장소에서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사상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장민호씨는 최기영씨와 이진강씨 등 조직원에게 ▶북한 핵실험 이후 한국 내 동향 ▶5.31 지방선거 개입 방안 ▶주요 정치현안 ▶시민단체를 이용한 반미활동 강화 방안을 보고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 최기영씨는 민노당의 입장과 대응 방향이 담긴 문건을 작성해 손정목(구속)씨에게 전달해 장민호씨를 통해 북한에 넘겨지도록 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다. 이 문건에는 ▶핵실험 후 민노당 고위 당직자의 북한 방문 여부 ▶대북 제재나 6자회담과 관련한 민노당의 방침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올 5.31 지방선거와 관련, 최기영씨는 "서울시장 선거에 민노당이 열린우리당에 표를 몰아줘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막아보라"는 장민호씨의 지시를 받았다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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