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열린우리 허인회씨 소개로 장민호 - 이정훈씨 만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노동당 전.현직 당직자들을 포함한 386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구속되면서 여권 내 386 정치인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북한 조선노동당에 입당한 사실이 밝혀진 재미동포 장민호씨의 메모에 정치권.재야 인사의 명단이 나오면서 "행여 불똥이 여권으로까지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른바 '장민호 리스트'의 파괴력에 쏠리는 관심이다.

열린우리당 386 의원들은 국정원과 검찰의 수사 방향을 주시했다. 이들은 이 사안이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 했고, 조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구속자 중 일부가 열린우리당 386 출신 의원들과 가깝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민주노동당 신공안탄압 대책위원장인 이해삼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프로에 나와 "이분(구속된 장민호씨를 지칭)은 열린우리당의 허인회씨 소개로 사업하는 사람(구속된 이정훈씨)을 만나 논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열린우리당 386 인사를 거론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허인회씨는 지난 총선 때 서울 동대문을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는 현재 미국에 유학 중이다. 이정훈씨는 장씨와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 허씨, "내가 소개 안 해"=이에 대해 허씨는 언론사로 e-메일을 보내 "내가 이씨를 장씨에게 소개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이를 공개한 이 위원장에게 엄중 항의한다"고 밝혔다. 우상호 대변인도 "공당의 지도부가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열린우리당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우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에 여권 386 정치인들이 관련된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내부적으로 확인해 본 결과 여권 386 정치인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학생운동을 하다 보면 (구속.체포자들과) 면식은 있을 수 있으나 졸업 후 살아온 길이 워낙 달라 이번 사건과 연루된 이들과 연계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대협 의장을 지낸 임종석 의원도 "단순한 남북 교류협력법 위반 사안인지 조선노동당 가입 등 국보법 위반이 있었는지 검찰과 국정원이 조속히 밝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386 정치인의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386 운동권 출신인 이화영 의원은 "정치권 내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우리 당과는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