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對與 공격수 전진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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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대표가 28일 재선그룹의 대여(對與) 공격수들을 당직 전면에 포진시켰다. SK 비자금 사건으로 조성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당을 비상체제로 가동하면서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崔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 겸 사무총장에 이재오(李在五.서울 은평을)의원을 임명했다. 신설된 당 전략기획위원장엔 홍준표(洪準杓.서울 동대문을)의원, 대외인사 영입위원장에는 김문수(金文洙.경기 부천 소사)의원을 발탁했다.

이들 세 사람은 당내의 대표적인 강경투쟁파다. 지난해 대선 땐 선거기획단에서 함께 일하면서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세를 주도했던 이들이다. 그래서 '나바론 특공대'란 별명이 붙었다. 그 팀의 일원이었던 정형근(鄭亨根)의원은 비상대책위원으로 임명됐다. 李.金위원장은 재야운동가 출신이고, 洪위원장과 鄭의원은 검찰.안기부 출신인데도 넷의 호흡은 척척 맞는다. 따라서 이들은 앞으로 줄기차게 노무현 대통령과 여권을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오.홍준표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盧대통령의 대선자금 문제를 낱낱이 밝히겠다"고 다짐했다. "노무현 권력의 부패 또한 눈감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李위원장은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선 칼끝을 거두고, 실패한 권력에만 칼끝을 겨누고 있다"면서 "그런 오만한 태도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들의 등장이 한나라당의 위기탈출에 보탬이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대선 때 나바론팀이 주도한 네거티브적 폭로전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기 때문이다. 전투에선 이겼지만 전쟁에서 지는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 "폭로정치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崔대표는 전략기획위 산하의 기획위원장에 이회창 전 대통령 후보의 측근인 진영(陳永)서울 용산지구당 위원장을 기용했다. 여성위원장에는 김정숙(金貞淑)의원을 임명했다. 박진(朴振).김영선(金映宣)대변인과 임태희(任太熙)대표 비서실장 등은 유임됐고, 수석 부대변인에는 은진수(殷辰洙)서울 강서을 지구당위원장이 발탁됐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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