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네갈래 앞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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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인질」 변수로 무력충돌 가능성/교착상태 요르단서 이라크물자 공급/이라크선공 사막전에 자신,사우디공격/미국의 선공 인질위협 커지면 공습감행/양측협상 확전때 부담커 대화할 수도
페르시아만 위기는 결국 전쟁으로 치달을 것인가. 사태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해지고 있는 가운데 서방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사태진전에 대한 시나리오를 구상하느라 분주하다.
후세인 요르단왕의 미국방문으로 등장했던 평화의 해결에 대한 희망은 지난주말 이라크의 「인질작전」선언과 함께 비관론으로 돌아섰으며 이에 따라 서방­이라크간 군사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각국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는 앞으로의 사태진전은 다음 네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교착상태=미국의 전격적인 사우디아라비아 파병과 아랍다국적군의 사우디 파병,그리고 유엔의 대이라크 제재조치 결정등 군사ㆍ외교적 움직임이 주류를 이룬다. 예멘ㆍPLOㆍ리비아 등 이라크 동조세력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지 철수등을 이라크군 철수와 연계시키는 등 나름대로 아랍의 명분을 내세운다.
요르단은 계속 이라크에 물자를 공급할 것이며 이란도 대이라크 제재조치 「위반」을 눈감아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라크는 상당기간 교착기간을 계속시킬 공산이 크다.
이와함께 후세인대통령은 아랍권내의 반미감정,대이스라엘 성전등을 명분으로 페르시아만 연안국과 시리아ㆍ사우디ㆍ이집트 등의 권력으로부터 소외된 일반민중의 시위와 봉기를 유도할 것이다.
현재 아랍권내의 이라크지지세력을 간과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친서방 아랍국들이 혁명으로 연쇄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
②이라크 공격 개시=1백만대군과 5천5백대의 전차를 보우한 후세인은 다분히 과대망상에 빠져 있다.
후세인은 현재 미국등 서방과 소련ㆍ캐나다ㆍ호주ㆍ아랍다국적군 등 사실상 전세계군을 상대로 하고 있지만 무모한 도발을 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특히 사막전에 자신을 갖고 있는 이라크는 화학무기ㆍ서방인질 등을 방패로 내세워 사우디와 요르단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상당수 인질이 희생될 것이다.
③미국의 공격=미국은 초기에 사우디보호와 대이라크 경제봉쇄 등 비교적 방어작전에 치중하고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하고 또 이라크내 인질에 대한 위협이 가중됨에 따라 군사 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부시대통령의 측근들이 한결같이 조기 군사행동을 주장하고 있는만큼 전격적인 대이라크 공격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바그다드ㆍ모술ㆍ아나 등 주요 도시 군사지지와 화학무기공장 등에 대한 공습,그리고 쿠웨이트에 대한 해병대 상륙등이 거론되고 있다.
④협상=현재로서는 비관적이나 협상에 기대를 거는 사람도 상당수 있다. 후세인 대통령이 계속 강경자세를 견지하고 있지만 만약 전투가 벌어질 경우 상상외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며 이라크가 파괴되는 것은 물론 자신도 최후를 맞을 가능성을 깨닫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부시 미대통령도 군사공격 감행시 인질의 안전,그리고 아랍권내 반미감정확산 등 부담이 크다.
이같은 상황에서 쌍방이 ▲쿠웨이트섬 1∼2개의 이라크 할양 ▲쿠웨이트내 자유선거 실시 등을 조건으로 이라크 점령군이 점진적으로 철수하는 선에서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파리=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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