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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상봉쇄­인질위협” 서로 대치(뉴스파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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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선제공격하면 누구도 불리/벼랑에 몰린 후세인 돌발작전 우려
중동사태를 둘러싼 양 진영간의 대립이 시간이 흐를수록 첨예화 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칼자루를 쥔 부시 미 대통령이 곤경에 처해 있는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숨쉴 틈조차 주지않고 지속적으로 몰아 붙이고 있어 이라크는 중동속의 고도가 되고 있다.
「힘」을 앞세운 부시는 지난 12일 후세인이 제안한 조건부 쿠웨이트 철수안을 일언지하에 거부한데 이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특사격인 후세인 요르단국왕과의 회담에서도 강경일변도의 대응자세를 견지,양자회담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나고 말았다.
미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17일에는 대 이라크 금수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 이라크와 쿠웨트로 향하거나 이들 두 나라로부터 나오는 모든 선박들에 대해 차단작전에 들어갈 것을 명령하고 필요할 경우 무력사용도 허가해 이라크와 미국간의 무력충돌이 해상에서 최초로 이뤄질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마저 이라크의 마지막 젖줄인 무 아지즈항에 대한 이라크 유조선의 입항을 지난 13일에 이어 17일 또다시 거절,가뜩이나 달아있는 이라크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때 이라크가 앞으로 어떤 돌발행동을 취하게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막다른 벼랑까지 몰렸다고 느꼈을때 후세인이 택할 수 있는 있는 선택의 폭은 좁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이같은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에 있는 미국인과 영국인 전원을 시내 중심가의 한 호텔에 집결할 것을 명령,만약의 경우 이들을 인질화할 태세에 돌입한 것이다.
이라크는 그동안 유화적 태도를 보여왔던 일본인들에 대해서조차 17일부터 출국금지를 명령,이같은 인질작전을 구체화 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라크가 비인도적인 인질극까지 벌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가능한 것은 절대적인 군사력 약세와 함께 실질적인 해상봉쇄에 따른 생필품등 물자부족 사태에 곧 봉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행동개시 또한 그리 만만치만은 않은 일로 전망되고 있다.
비록 지금까지는 미국이 명분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고,세계적인 지지여론을 확보하고 있긴 하지만 선제공격을 가할 경우 여론이 등을 돌릴 수 있는데다 이라크가 보유하고 있는 「막강한」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양진영간의 대치상태가 지속되면서 그동안 수면밑에서 숨죽이고 있던 아랍권내 반미의 목청이 커져가고 있어 이라크의 결사항전의 기개에 가세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의 군사행동자제에 대한 외압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18일 현재 쿠웨이트와 이라크에 잔류하고 있는 2백여만명의 외국인중 한국인은 쿠웨이트에 6백48명,이라크에 7백32명이 각각 남아있는데 이라크 당국으로부터 정식 출국비자를 받기만 하면 일단 요르단을 통한 출국이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져 불행중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기도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는등 중동사태를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꼬리를 물고 이어질 전망이어서 중동의 전운은 유가상승이라는 부작용의 그림자를 전세계에 드리울 것 같다.
○…세계적 관심을 모아왔던 독일통일문제에 난항을 예고하는 사태,즉 동독연정이 붕괴위기에 처했으나 뉴스로서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콜 서독 총리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독일통일을 위한 초석을 다져왔던 드 메지에르 동독내각의 주요 각료였던 티에르제 사민당당수와 롬베르크 재무장관이 지금까지의 묵계를 깨는 충격선언을 하고 나서 적잖은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전례로 미루어 대화와 타협을 통한 통일독일에의 항진은 무난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한편 일본의 이시하라(석원) 관방차관은 일본 총리와 각료들의 신사참배에 한국과 중국이 항의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자신에 찬」 망언을 해 이를 두고 당사국간의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이춘성 외신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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