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외국인에 식품 공급중단”/의약품도/경제봉쇄 대응 보복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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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방인질 「폭격 방패」 사용/정유시설ㆍ군기지에 분산수용/미 방어서 공격군으로 전환
【니코시아 APㆍ로이터 연합=본사 특약】 이라크정부는 18일 이라크에 남아 있는 외국인은 성인에서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식품과 의약품의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관계기사5면>
이라크 노동사회부장관은 이날 오후 3시 TV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등 서방의 대이라크 해상봉쇄등 경제봉쇄는 「전쟁행위」라고 비난하고 경제봉쇄로 인한 이라크내 식품및 의약품의 공급부족에서 오는 고통은 외국인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사회부장관의 성명은 이날 자막과 함께 TV 아나운서에 의해 낭독됐다.
이라크 관영 언론은 이미 이라크내 외국인에게는 식품공급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정부의 이번 성명은 또 미국등의 대이라크 경제봉쇄는 유엔의 대이라크 경제제재 결정 수준을 넘은 것으로 부당한 것이라고 말하고 이라크내 외국인의 갓 태어난 어린이들도 이라크 어린이들이 겪게 되는 같은 비참함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정부 성명은 국내 모든 식품은 「국가의 방패」인 군인들에게 우선 배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정부의 이같은 성명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외국인을 인질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한 것이다.
이 성명은 또 이라크내 외국인은 부시대통령및 그의 우방들이 그들의 정책을 재고해야 하기 때문에 「평화달성의 도구들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성명은 또 이같은 비극을 올바르게 해결하는 길은 미국등이 고으로 시작한 경제봉쇄를 해제하는 길뿐이며 식품및 의약품의 수입 제한이 제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성명은 『대이라크 경제봉쇄는 수입식품,특히 이라크 어린이들을 위한 우유의 공급부족을 가져왔으며 따라서 인본주의 원칙에 따라 이라크의 어린이와 외국인 어린이를 동등하게 대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는 경제봉쇄전까지 전국 소비식품의 4분의3을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라크는 전쟁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모든 적대국 시민들을 억류,이라크와 쿠웨이트안의 주요 군사시설과 석유등 기간산업 시설물에 수용할 것을 밝혀 서방인질들을 「폭격방패」로 사용할 뜻을 비쳤다.
이라크의 사디 마디 살리국회의장은 18일 이같은 잔류 외국인들의 인질화를 공식선언했는데 인질로 지목되고 있는 외국인은 지난 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래 발이 묶여 있는 미국인 3천여명과 영국인 4천명,일본인 5백여명 등 약 2만1천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측은 이와관련,약 2백만명에 달하는 이집트인들은 인질대상에서 명백하게 제외된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또 만약 미국과 그 동맹국가들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대량 파괴력과 전략억지력」을 지닌 살상용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함께 이라크는 이란국경지대로부터 계속 병력을 이동,최고 50만명까지 쿠웨이트ㆍ사우디국경으로 이동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이라크의 인질정책에 대항,미국은 유엔안보리에 대해 즉시 회의에 들어가도록 요구할 태세를 갖추는 한편 페르시아만 파견군에 스텔스 전투기와 해병상륙특공대를 기타 공격용 부대를 추가시킴으로써 당초 순수한 방위의도를 표방했던 「사막의 방패」 작전을 공격력도 겸비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키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는 이와함께 민항기 38대를 병력및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징발하는 한편 이중 16대를 1급 비상태세하에 있도록 조치했다.
체니국방장관은 이와관련,사우디아라비아 방어를 위한 미국의 군사작전은 장기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하고 주둔이 몇년동안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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