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황헌만씨 현장 취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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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백두산의 여름은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들로 마치 꽃 전시회를 방불케 한다. 이곳에는 8백여 종의 하등식물과 9백여 종의 고등식물 등 총 1천7백여 종의 식물이 살고 있다. 고산식물 중에는 담자리 꽃 나무와 같은 북극주변에서 자라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노랑만병초 등 오호츠크에서 자라는 것, 아열대 지방·알타이산맥에서 자라는 것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혹한과 눈 속에서도 핀다는 노랑만병초는 그 잎이 강정제로 쓰였던 때문인지 사람들을 나른하게 하는 여름철 더위에 아랑곳없이 아름다운 자태를 여전히 뽐내고 있다. 제철을 만난 두메양귀비·두메자운·돌꽃 등이 고산지대에 한창이다. 황록색의 두메양귀비는 4색이 섞여 꽃잎을 이루는 양귀비가 산골에 숨어든 듯 다소곳하게 서 있고, 돌꽃은 바위를 뚫고 나온 양 바위와 더불어 살고 있다. 이밖에도 구름송이 풀·너도개미자리·구름범의귀·시버메코리 등 많은 야생화가 흰색·녹색·노란색 등 갖가지 빛깔을 토해내 대자연에 손짓을 하고 있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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