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규제하기 전에 기업 의견 듣는 노력 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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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기업 규제 관련) 법을 만들기 전에 기업들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이 부족합니다."

크리스 홀란즈(사진) 주한 영국상공회의소(BCCK) 회장(SC제일은행 부행장)은 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BCCK 어워드'시상식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국.미국 정부는 입법 전에 여러 달 동안 기업의 의견을 듣는 '논의 기간(consultation period)'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기업들의 입장을 법안에 반영하고, 한편으론 기업들이 법률 제정 전에 정부의 정책 방향을 명확히 이해하고 준비할 시간을 준다는 것이다. 홀란즈 회장은 "최근 한국 국세청이 세재 개편안을 준비하면서 기업들을 모아 설명회를 연 것은 매우 특이했다"고 밝혔다.

홀란즈 회장은 북한 핵실험 사태와 관련해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자신은 핵 문제가 곧 해결될 것이라 보고 있으며, 당장 투자 계획을 멈칫했던 외국인들도 결국 한국에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에 있는 22세 된 딸이 북 핵사태 직후 '안전하냐'고 전화를 했다"며 "한국 분위기를 잘 모르는 해외 언론이 북핵 문제를 뻥튀기(inflate)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가 두 번째인 BCCK 어워드 수상 기업으로는 ▶사회공헌부문 SC제일은행 ▶한.영 협력부문 K-파워 ▶기업 투자부문 RFI글로벌이 선정됐다. K-파워는 영국 에너지기업 BP와 SK㈜가 합작한 액화천연가스 업체이며, 이동통신기술 업체 RFI글로벌은 한국에서 올리는 수익의 35%가량을 한국 현지 사업에 재투자해 왔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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