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화학무기 국경배치/미 “사우디방어 사활걸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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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파병결정… 주말이 고비/이라크,쿠웨이트 병합 선언/아랍정상회담 결과에 주목
【워싱턴ㆍ바그다드ㆍ카이로 외신 종합=연합】 부시 미대통령이 8일 미군의 중동파견을 공식발표함으로써 중동사태가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이라크군의 화학무기무장을 명령한 것으로 알려져 미­이라크간의 정면충돌 가능성이 점증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파병에 이어 영국도 사우디에 파병을 결정했으며 이탈리아ㆍ스페인 등이 미국의 기지사용을 허용키로 하는등 무력대결에 대비한 후속조치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관련기사3,4,5,8면>
이와관련,미 행정부의 한 관리는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현재 궁지에 몰려있으며 따라서 군사행동의 충동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해군대학재단 중동 군사분석가 세드카루스씨는 이라크가 48시간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할지 모른다고 전망,이번 주말까지가 쿠웨이트사태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협상으로 타결하려는 아랍권 국가들의 정상회담이 9일 열릴 예정이어서 회담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부시 미대통령은 8일 특별담화를 통해 이라크의 또다른 도발행위를 저지,사우디를 방어하기 위해 미군 전투병력을 파견했음을 공식으로 발표했다.
중동에 파견된 병력규모에 대해 월 스트리트 저널은 8일 정부소식통을 인용,제82공수사단 요원과 해병일부를 포함해 약 4만명이 단계적으로 파견될 것이며 적어도 80대의 전투기가 투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부시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독립유지를 미국의 「사할적 이해」라고 표현하며 미 전투병력을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파견하게 됐음을 밝히면서 이번 결정은 ▲이라크군의 무조건 즉시 철수 ▲쿠웨이트 합법정부의 회복 ▲페르시아만 안전보장 ▲미국인 생명보호의 네가지 원칙에 따라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시대통령의 담화 발표에 즈음해 미국 항모 아이젠하워호가 이끄는 전투선단이 이날 이집트정부의 협조로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것을 비롯,지상군 병력을 실은 항공기와 다수의 전투기등이 페르시아만 연안의 다란등 사우디 군사기지에 도착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미국 관리들은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비행기에 적재,사우디와 쿠웨이트간 국경선 근처로 이동시키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는 8일 부시 미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이라크의 침공에 대비,미군을 파견했다고 발표한 직후 쿠웨이트와의 병합을 선언,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쿠웨이트사태가 급박한 상황을 보이는 가운데 이집트정부는 8일 무바라크대통령의 제의로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문제를 논의할 긴급 아랍정상회담을 9일 카이로에서 갖는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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