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D-14 민주당 강세 … 여소야대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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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다수의석 탈환이냐, 공화당의 수성이냐.

미국 중간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7일(현지시간) 실시될 선거를 앞두고 양당은 막판 불꽃 접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미국의 국내외 정책에서 일대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점에서 이번 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여소야대 될까=민주당은 2001년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뒤 상.하원 모두에서 한번도 다수당이 돼 보지 못했다. 대신 공화당이 양원을 모두 장악, 부시 대통령은 의도대로 국정을 이끌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다르다. 각종 여론조사는 민주당의 강세를 예상하고 있다. 20~22일 CNN의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이 56%고 공화당은 39%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무려 17%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선거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이라크전 장기화와 고유가 파동에 따른 경제적 압박이 공화당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 공화당의 '장기집권'에 싫증을 느낀 유권자들 사이에 '바꿔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이번 선거는 부시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공화당이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

현재 의석 분포로 볼 때 민주당은 상원에서 최소한 6석 이상, 하원에서 15석 이상을 더 얻으면 다수당이 된다. <그래픽 참조>

AP통신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상원의 7~8개 선거구, 하원의 30여 개 선거구에서 양당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나머지 선거구는 현역 의원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미국 언론은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 상원은 반분'이란 구도가 짜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원은 경합 선거구가 많아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상원의 경우 민주당이 경합 지역을 싹쓸이해야만 다수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쟁점은 역시 '안보'=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안보 이슈로 집중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2004년 대선 때 전가의 보도인 안보 이슈를 최대한 짭짤하게 활용해 재선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예의 안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번주 초부터 TV 선거광고에 오사마 빈라덴의 얼굴을 전격 등장시켜 유권자들의 안보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이번에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공화당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안보 엄마(security mom)'들이 등을 돌렸다.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이 경제 문제가 이들 평범한 국민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반격도 만만찮다. 민주당 의원들은 "부시 행정부의 무능력한 대테러정책이 오히려 미국의 안보를 더욱 위태롭게 했다"며 공세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의 선거광고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은 공화당 소속의 부시 대통령이다. 인기가 급락한 부시 대통령을 역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미 언론들은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패배할 경우 부시 대통령은 남은 2년 임기 동안 상당한 레임덕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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