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휴업 더위질환 정전소동/짜증무더위 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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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구로공단업체 62%가 집단 피서휴가 계획/불명열ㆍ에어컨감기 환자로 병원마다 만원/전력사용량 부쩍늘자 변압기 터져 불나가/불볕5일째
전국이 5일째 계속되는 폭염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산업 현장들이 피서휴업에 들어가고 병원ㆍ약국마다 에어컨감기를 비롯,원인을 알수 없는 고열증세의 불명열,수인성 질병 등 더위환자가 폭증해 줄을 이으며 더위로 반신불수ㆍ언어장애 등을 일으키는 여름 중풍환자까지 발생하고 있다.
수도물ㆍ전력수요도 연일 기록을 경신,30일 서울시내 급수량이 사상최대치인 5백28만t(최대한계생산량 5백35만t)을 기록한 가운데 고지대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아 비상급수소동이 일고 전력사용량 급증으로 곳곳에서 정전사고 또는 변압기파열사고도 잇따랐다.
30일 오후9시30분쯤 서울역 열차계사무실에서는 광주에서 새마을호를 타고 도착한 승객 2백명중 20여명이 객차 냉방시설이 가동되지않아 찜통더위에 시달린데 항의,환불과 책임자사과 등을 요구하며 2시간여동안 농성을 벌이다 요금을 받고 돌아갔다.
또 30일 하룻동안 전국에서는 물놀이를 하던 11명이 익사했으며 에어컨이 설치된 은행ㆍ백화점 등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온종일 자리를 차지하는 얌체 피서족까지 등장,직원들과의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산업체 피서휴업=서울 구로공단 입주업체 6백54곳중 62.5%인 4백3곳이 8월1일부터 10일사이에 가동을 중단하고 6만여명의근로자들에게 집단휴가를 실시키로했다.
부산국제상사(근로자 8천6백명)를 비롯,㈜화승ㆍ흥아타이어ㆍ만호제강 등 사상공업지역 입주업체 2천5백곳 등 부산지역 대부분의 제조업체들도 8월1일부터 10일사이 예정에 없던 피서휴업을 실시키로 했다.
◇더위환자=서울위생병원에는 대부분 더위로 인한 불명열환자가 하루 2백여명씩 찾아들고 있으며 강서병원에는 두통ㆍ고열ㆍ구토증세를 일으키는 신종감기 어린이환자가 매일 20∼30명씩 줄을 잇고 있다.
남서울병원ㆍ잠실병원에는 설사 등 수인성질환자가 각각 평소의 2,3배나 되는 10여명과 20여명씩,흑동시장약국 약사 권혁순씨(40ㆍ여)는 에어컨 감기환자가 매일 50명을 넘고 있다고 말했다.
임덕성 서울시한의사회의장도 『한약방을 찾는 여름중풍환자가 많이 있다』며 『땀분비가 많아지며 중추신경에 이상을 가져오기 때문에 생기는 이 병은 노년층과 성인층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과로로 피로가 겹치는 젊은 직장인사이에서도 흔히 볼수 있다』고 밝혔다.
◇비상급수=서울 미아2ㆍ5ㆍ6동을 비롯,길음1ㆍ불광2ㆍ대조ㆍ신사ㆍ신림7동 등 고지대의 경우 폭염이후 수도물이 나오지않아 서울시가 비상급수차 15대를 동원,물을 긴급 공급하고 있다.
◇전력사고=30일 오후10시40분쯤 서울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단지내 지하1층 변전실의 2만2천V 주변압기 배전선이 급증한 전력사용량을 이기지 못해 5㎝가량 불에 타는 바람에 아파트6ㆍ7ㆍ8ㆍ9 4개동에 31일오전까지 정전이 됐다.
또 30일 오후3시50분쯤 서울 독산본동 959 앞길에서 그레이스 소형승합차를 운전하던 서병호씨(40ㆍ가내공업ㆍ서울 도봉2동)가 갑자기 전신주변압기가 터지면서 차앞 유리창에 떨어지는 바람에 유리창이 깨지고 서씨는 3도중화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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