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성장 탈적자 지름길(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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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시차 감안하면 경상수지 흑자/물가불안ㆍ과소비 최대 걸림돌
6월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경상수지가 여전히 적자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연초부터 6개월째 연속적자를 기록하는 꼴이 됐다.
6월에도 탈적자에 어려움을 빚게된 것은 대한항공이 수입한 항공기 2대(1억9천만달러)가 7월초 통관됐으면서도 소유권이 6월말에 넘어와 국제수지기준으로는 6월중 수입으로 잡혔고,현대중공업등이 수출한 선박7척(2억3천만달러)에 대해 대금지급 및 소유권이전은 7월이후로 미루고 통관은 6월로 앞당겼기 때문이다.
결국 통관기준과 국제수지기준간의 시차조정으로 4억2천만달러의 차이가 생긴 것인데 이같은 사실을 감안하면 6월중 경상수지는 오히려 흑자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7월중에도 무역수지(통관기준)가 여전히 큰폭의 적자를 나타내고 있어 항공기ㆍ선박 등의 수출입에 대한 시차조정을 한다고 해도 7월의 흑자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만큼 현재의 우리경제가 낙관도 비관도 어렵다는 얘기다.
따라서 우리경제의 무역규모로 봐서 크지도 않은 흑ㆍ적자에 매달려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제에 착실히 살을 붙여나가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느냐 하는데 관심을 쏟아야할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경제의 회복을 가로막고았는 걸림돌은 과소비와 물가불안이다.
올들어 수출은 7월27일까지 작년동기보다 1.9% 증가한 3백39억8천만달러에 그친 반면 수입은 11.8%나 증가한 3백75억2천만달러를 기록,무역수지적자가 35억5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수입의 내용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상반기중 생산 및 수출과 연결되는 수출용수입은 작년동기대비 1%증가에 그친 반면 내수용수입은 17.8% 늘었고 특히 내구용소비재수입은 52%나 급증했다.
내구용소비재 중에서도 자동차수입이 2백4.4%,TV 81.8%,녹음녹화기는 55.6%나 늘었다.
최근에 일본엔화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으나 이와 반대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국제원유 가격은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복병으로 작용할 우려가 없지 않다.
또 물가를 잡지 않으면 국내기업들이 채산이 안 맞는 수출보다 내수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어 물가안정이 당면과제가 되고 있다.<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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