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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먹는 컴퓨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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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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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헬스케어 시장이 쑥쑥 커지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2001년 700억 달러였던 이 시장이 2010년엔 3800억 달러로 매년 20%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시장도 올해 300여억원에서 2010년 3조원, 2020년 11조원대로 커질 것이란 게 산업자원부의 전망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기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전자차트(EMR)와 심전도 전송, 원격 진료 이동통신 시스템 등은 이미 특허 출원된 상태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입는 컴퓨터 '바이오셔츠'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옷에 달린 센서가 생체신호와 움직임을 측정하고 데이터를 저장한다. 이 데이터는 병원으로 자동 전송되고, 실시간 피드백도 가능하다. 연말께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현재 2~3개 업체가 상용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은 ETRI와 함께 '먹는 컴퓨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신체 내 투입한 컴퓨터나 센서로 더 정밀하고 정확하게 진단을 내릴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2010년까지 매년 10억원씩 투자해 실용화할 계획이다. 지금도 캡슐형 내시경이나 피부에 부착하는 쌀알 크기만 한 컴퓨터칩이 팔리고 있지만 핵심 기술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기술을 국산화하면 의료.군사용 등으로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u-헬스케어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환자의 치유 의지가 없으면 백약이 무효다. 위 영화에서도 링컨은 건강상태를 입력한 칩에 의해 몸에 알맞은 음식만 먹도록 통제받지만 친구의 도움으로 금지된 베이컨을 먹는다.

이런 점에서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헬스케어 심포지엄에서 선보인 필립스 메디컬 시스템즈의 원격 의료시스템 '모티바 플랫폼'을 눈여겨 볼 만하다. 5월 미국에서 출시된 모티바는 광대역 네트워크에 연결된 TV를 통해 원격 환자 관리 및 개인 맞춤형 의료교육을 할 수 있다. 무선 장치를 이용해 몸 상태를 체크하고 의료진의 피드백을 받는 것은 여느 헬스케어 시스템과 비슷하지만 모니터링 프로그램으로 꾸준히 교육해 환자의 적극성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치료 계획을 환자 스스로 짤 수 있도록 도와주며, 생활 습관을 바꾸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아울러 치료 계획과 교육 내용을 이해했는지를 확인하는 퀴즈도 낸다. 환자는 친숙한 TV와 리모컨을 단말기로 이용하면 된다. 필립스의 폴 스미트 부사장은 "앞으로 헬스케어 시스템은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바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하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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