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적 보편성 찾는 계기 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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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학생들은 영원히 부산영화제를 잊지 못할 것입니다. 세계 곳곳의 영화제에서 여러분들이 만든 영화를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제11회 부산영화제 폐막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7시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이색 졸업식이 열렸다. 부산영화제의 아시아 영화아카데미(AFA.Asia Film Academy) 제2기 졸업식.

임권택(70.사진) 감독이 교장이고 배창호 감독.카자흐스탄의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감독 등이 교수진으로 참여한 학교다. 학생들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쿠르드, 레바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9개국에서 온 23명.

이들은 9월29일부터 10월20일까지 3주간 합숙하며 부산 동서대 등에서 강의을 듣고 워크숍을 열었다. 임감독의 영화 '하류인생'을 주제로 특별수업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이날 자신들이 만든 단편영화 2편을 공개했다.

임 감독은 "미래의 아시아 영화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대를 쌓고, 아시아적 보편성의 단초를 찾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며 "영화란 서로 다른 이들이 공약수를 찾아가는 일임을 깨닫는 등 각자의 영화경력에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지난해 부산영화제 부대 행사로 첫선을 보인 AFA는 영화교육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대만의 거장 허우샤오셴이 초대 교장을 맡았다.

임 감독은 이번 부산영화제의 '아시안 필름 마켓(AFM)'에서 완성되지도 않은 '천년학'을 프랑스에 수출하는 '망외 소득'도 올렸다. 그는 "2002년 '취화선'으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뒤 유럽에서 별다른 성취가 없었는데 이번 작품의 수출이 성사돼 큰 격려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양성희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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