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 2차 핵실험 만류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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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자쉬안(왼쪽 줄 셋째) 국무위원이 19일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오른쪽 줄 첫째)을 만나 핵실험과 관련한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촬영]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의 특사로 전날 갑자기 북한을 방문한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이 19일 오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고 중국 외교부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공식 발표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탕자쉬안 위원이 후 주석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최근의 국제 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는 매우 중대한 의미를 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부부장과 우다웨이(武大偉)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도 탕 위원을 동행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날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탕자쉬안 특사는 평양에 오기 직전 미국과 러시아를 방문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이에 따라 북핵 위기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은 7월 초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직후에도 평양에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와 우다웨이를 파견했으나 북측의 거부로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미사일 사태 이후 중국은 북한에 여러 번 대화를 제의했으나 북한 측이 거절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김 위원장이 후 주석의 특사를 만난 것은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탕자쉬안은 김 위원장을 만나 2차 핵실험 자제를 촉구하며,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강경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추가 실험을 강행하면 유엔과 국제사회가 더 강한 제재 조치를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은 이번 면담 결과를 20일 방중하는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의 대화에도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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