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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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베어』는 곰의 감정과 곰의 관점에서 야생의 생존 력을 그려 나간 이색 동물영화다.
고아가 된 아기 곰이 사냥꾼에 쫓기는 떠돌이 큰곰을 만나 자라면서 자연의 섭리와 생존의 슬기를 터득해 가는 과정을 부드러우면서도 경쾌하게 그렸다.
기존의 동물영화가 인간의 눈으로 동물을 보고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한 것과는 달리『베어』는 철저하게 곰의 관점에서 곰의 감정, 곧 배고픔·외로움·그리움·분노 등에서 내면세계를 담아 내 보는 이들에게 자연에 대한 매우 별스런 경험을 맛보게 한다.
강 자크 아노 감독은『이 영화는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도 포함해서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에 공통되는 감정을 묘사, 대자연속에서 더불어 살아가기의 경건함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하고 있다.
로키산맥의 떠돌이 곰과 두 사냥꾼의 이야기인 제임스 커우트의 소설『그리즐리 킹』을 기본토대로 한 작품으로 꿀벌·개구리·퓨마·사냥개, 그리고 인간마저도 같은 관점이며 대자연의 일원으로 묘사하고 있다.
촬영은 호주·뉴질랜드·미국몬태나·캐나다 로키산맥 등지에서 이뤄졌고 음악은 런던 심 포니가 연주했다. 라스트는 곰이 사냥꾼을 먼저 한번 살려주고 이어 사냥꾼도 자신의 총을 거둔다는 곰과 인간과의 화해로 장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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