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達·高盛증권 아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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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盛(고성), 美琳(미림), 富達(부달)은 무슨 이름일까.

정답은 외국계 증권사. 고성은 골드만삭스, 미림은 메릴린치, 부달은 피델리티의 중국식 표기다.

중국은 영어를 발음이 비슷한 한자로 바꿔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계 증권사도 예외는 아니다. 유사한 발음의 한자 중 좋은 뜻을 가진 한자를 골라 표기한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에서 高盛으로 표기되며, '까오셩'이라고 읽는다. 뜻은 '높이 번성하다'.

메릴린치는 美琳. '메이린'으로 읽히며, '아름다운 옥'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피델리티는 富達(푸다)로 라고 쓰이며, 자산운용사로서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부가 이른다'는 뜻을 갖고 있다.

씨티은행은 '花旗'銀行. 미국 국기 성조기인 花旗의 발음 '화치'를 땄다. 뜻은 '성조기 은행'인 셈이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제이피모건체이스, JP摩根大通(마근대통)으로 표기되며 'JP 모껀 따통'으로 읽힌다. 마근은 발음으로 선택했다고 하지만, 체이스를 왜 대통으로 바꿨는지는 미지수다. 어쨌거나 의미는 'JP모간 크게 통한다'는 뜻.

UBS는 瑞銀集團(서은집단). 스위스 은행 그룹이라는 뜻이다. '루이 인 지투안'으로 읽힌다.

CS(크레디스위스)는 瑞士信貸(서사신대). 발음은 루이스 신타이(크레딧)로 瑞士는 스위스를 뜻한다. 즉 '스위스 신탁'이라는 의미다. 바클레이스는 巴克萊(파극래). '빠 커 라이'라는 발음을 따서 만들었다.

HSBC는 匯豊(회풍). 발음은 '후이펑'으로 '풍요로움을 모으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ABN AMRO의 경우 荷銀融資 亞洲有限公司(아인롱즈 야저우여우시앤꽁쓰). 음과 뜻을 같이 따서 만들었다. 맨 앞의 '아'는 음을 땄고, 인은 '은행', '롱'은 금융, '즈'는 자본을 의미한다. 실제 중국 본토에서 이처럼 음차를 따서 만든 표기는 외국계 증권사 말고도 많다. KFC는 肯德基(컨더치), 맥도날드는 麥當勞(마이땅라오)로 불리는 건 비교적 널리 알려진 사실. 可口可樂(커코우커러)로 쓰이는 코카콜라는 '입에 가져갈수록 즐겁다'는 뜻을 갖고 있다. 펩시콜라는 百事可樂(바이스커러)로 '백가지일(모든일)이 즐겁다'. 까르푸는 家樂福(지아러푸) '가정에 즐거움과 복을 준다'.특히 국내기업인 이마트도 易買得(이마이더)로 '쉽게 사서 얻는다, 즉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득을 얻는다'는 뜻으로 쓰인다. 오리온은 好麗友(하오리여우)로 '좋고 아름다운 친구'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독일의 BMW는 '귀한 말'이란 뜻의 보마(寶馬, 빠오마), 벤츠는 '달리다'라는 뜻의 분치(奔馳, 번치)로 표기된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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