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북한 2차 핵실험 징후 포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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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하려는 이유는 뭘까.

우선 1차 '미완성 핵실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9일의 1차 핵실험은 예상보다 작은 규모(0.8kt)로 폭발했다. 북한은 실험 20분 전 중국 정부에 핵탄두의 폭발 규모가 4kt(1kt=TNT 1000t의 폭발 에너지)이라고 통보했다. 표준 핵실험 규모인 20kt에 훨씬 못 미치는 규모다. 그나마 결과는 통보했던 규모의 5분의 1에 그쳤다. 핵실험이 실패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북한 입장에선 기술적 보완작업을 해야 할 필요가 발생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핵실험을 할 때 실패 가능성을 대비해 예비 핵탄두를 1~2개 더 만들어 두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2차 핵실험에 완전히 성공해 핵 보유국의 지위를 확고히 굳히려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불리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의 판을 흔들어 보겠다는 계산도 있을 것이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무력화.무효화시키겠다는 논리다. 이를 통해 국제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다. 궁극적으로는 미국이 북한과의 양자 대화에 나오도록 하는 외교적 목표 달성을 노리고 있다.

2차 핵실험 시기는 19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한을 전후한 시점이나 다음달 7일 미국 중간선거 전후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핵 문제의 책임이 부시 행정부에 있음을 부각시키려는 택일(擇日)이다. 다만 미국의 ABC방송 취재단이 17일 평양에 도착했기 때문에 그들의 체류기간 중엔 실험을 안 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장소로는 1차 실험이 이뤄진 함북 길주군 풍계리가 유력하다. 정부 관계자는 "풍계리 지역에 있는 몇 개의 지하갱도 부근에서 사람과 차량 등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2차 핵실험의 규모는 4kt급 이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거기서 성공하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봐야 한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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