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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진한 울림 '프랑스 처녀의 봉사정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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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아시아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의 지방에서 자원봉사를 택했다는 그녀의 행동이 당차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게 아직은 미숙해 보이는 22세의 젊은 여성이 고국을 떠나 멀리 타국에서 스스로 고행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 그리 말처럼 녹록지는 않기 때문이다.

요즈음 자원봉사를 한다며 공명심을 좇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고 사회 일각에서 자원봉사의 진정한 의미가 점차 퇴색해 가던 차에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그녀의 봉사정신은 신선하기만 하다. 자원봉사가 인생 목표이기도 한 그녀의 행동은 어찌 보면 자기 조국의 명예를 드높이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한편 서울 서래마을에서 프랑스 여인의 영아 살해 유기 사건은 참으로 충격적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짜 10면에 그 사건을 자세히 보도하고 있다. 아무튼 이 사건을 보면서 솔직히 프랑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과 달라졌다. 주위에 프랑스인이 이렇게 생명을 경시하나 하는 성급한 우려를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파란 눈의 젊은 프랑스 여성의 훈훈한 봉사활동은 최근 프랑스에 대한 이 같은 생각과 나쁜 이미지를 일순간 사라지게 했다. 아름다운 행동은 이념과 국가를 초월해 사람들의 가슴 깊은 곳에 남아 오해를 풀고 용서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이혁진 rhjeen0112@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