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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 금지' 누구 뜻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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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김양수 의원은 17일 국정감사에서 "TF팀 10명 중 6명이 순환출자 금지를 반대하는데도 공정위가 이를 무시하고 순환출자 금지를 사실상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승우 전 재정경제부 국장, 김호원 산업자원부 국장,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조사본부장, 고동수 산업경제연구원 박사, 윤세리 변호사 등 6명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 주장은 전날 국감에서 권 위원장이 한 발언과 크게 다른 것이다. 권 위원장은 "지금까지 TF팀에서 윤곽을 드러낸 대안은 뭔가"라는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의 질의에 "고리처럼 이어진 환상형 순환출자를 금지하자는 데 의견이 접근됐다"고 답했다. 그는 또 "특히 앞으로의 환상형 순환출자 금지에 대해선 문제가 없고, 이미 이뤄진 순환출자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서만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TF팀원 중 참고인으로 출석한 윤창현 교수에게 "공정위원장은 순환출자 금지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윤 교수는 TF팀 8차 회의록을 짚어가며 "순환출자 금지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상반된 주장이 있었다. 의견 스펙트럼이 넓어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그러자 권 위원장은 "스펙트럼이 넓은 것은 사실인데 순환출자 금지에 관해선 윤 교수와 전경련 쪽을 빼면 다수가 동의한다"며 전날과 달리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이종구 의원은 "출총제 폐지에 대해 매일 회의와 검토만 하면 뭐하나. 출총제를 폐지하면 당장 7조원이 투자된다고 하니, 먼저 출총제부터 폐지하고 대안을 신속히 내놓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한편 권 위원장은 "우리나라 재벌은 다른 나라의 대규모 기업집단에 '피(혈연)'를 더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정의해 눈길을 끌었다. 순환출자 금지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상무가 "세계에 없는 유일한 규제"라고 말하자 이를 반박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다. 권 위원장은 "우리나라 재벌엔 피가 흐른다"며 한국의 재벌이 다른 나라의 대기업집단과 다른 만큼 재벌정책도 달라야 하고 결국 순환출자 금지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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