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 뜨거운 난장판 국회/툭하면 몸싸움ㆍ욕설ㆍ야유로 수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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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상위서 본회의까지 단독강행 여/실력 저지조 만들어 극한반대 야
「추태국회」와 싸움만하는 의원들이 더위와 장마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을 몹시 짜증나게 만들고 있다.
국회는 12일로 상임위활동을 모두 마치고 본회의 법안처리 절차만 남겨두고 있으나 국방ㆍ문공위에서 국군조직법ㆍ방송관계법 등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강행통과 시킨 민자당이 거여의 힘을 이용,법사위ㆍ본회의에서도 강행통과시킨다는 방침이고 이를 저지하려는 평민당도 극한투쟁을 선언,회의자체를 원천봉쇄키로 해 또 한차례 몸싸움과 욕설ㆍ고함의 아수라장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관계기사3면>
평민당은 법사위에 의원전원으로 저지조를 편성,투입했고 민자당도 지원조를 대기시키고 있어 강행통과를 시도하면 의원들간의 육박전은 불가피하며 본회의에 넘겨지더라도 단상점거등 실력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ㆍ문공위 등 상임위 처리과정에서도 민자당은 찬반토론이나 질의종결등의 충분한 절차없이 법안을 전격상정,기습 처리하는 수법을 동원했으며 평민당측은 상정조차 막고 욕설과 고함ㆍ몸싸움으로 일관해 의원들간에 멱살잡이와 격투가 벌어지고 그 과정에서 최재욱(민자) 조홍규(평민) 두 의원이 다쳐 입원하는 사태까지 발생해 본회의 과정에서 또 구태의연한 극한대결이 벌어지면 국회의 권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국회가 국민신뢰를 잃게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같은 국회를 바라보는 많은 국민들은 국회의 기능 자체에 회의를 갖고 있으며 여야와 소속의원들의 대오각성과 행태가 바뀌지 않는 한 13대 국회 내내 이같은 추태가 계속될 것이 틀림없어 국회와 정당ㆍ정치인에 대한 불신은 날로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12일 오전 당무회의에서 대책을 논의,광주보상법은 수정안으로 통과시키고 나머지 방송관련 3개법과 국군조직법도 모두 강행 처리해 13일 본회의에 넘겨 국회 처리절차를 끝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법사위의 여야간사는 11,12일 회동해 처리대상 22개 법안중 남북관계 3개법과 부동산등기특조법ㆍ농업재해대책법 등 민생법안 16개법안을 상정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나 나머지 쟁점법안6개(광주관련법은 민자ㆍ평민 각각 1개) 처리에는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민자당은 평민당측이 끝내 실력저지로 나와 개의가 불가능할 경우 국회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바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평민당=총재단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이날 오후로 예정된 법사위에서 평민당이 불법ㆍ무효로 선언한 국군조직법과 방송관련법 개정안및 광주관련법 처리위험이 있다고 지적,법사위 자체를 저지,원천봉쇄키로 했다.
평민당은 12일 현재 법사위에 접수된 23개 안건중 민생관련 의안이 있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민생관련 부문을 분리 처리할 경우 평민당이 불법ㆍ무효로 규정한 국군조직법 개정안등도 처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체적인 회의저지가 불가피하다고 결론지었다.
김태식대변인은 법사위 여야간사회의에서 이들 쟁점안건을 상정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다면 모르나 현재 여당측의 움직임을 볼때 민생법안과 쟁점법안의 분리 처리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평민당은 이를위해 소속의원 전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11일 오후 문공위에서 여측은 야측의 저지에도 불구,극심한 소란속에 여측이 이날 수정제의한 방송법ㆍ한국방송공사법ㆍ한국방송광고공사법 개정안을 날치기 수법으로 통과시켜 평민측이 의사진행상의 하자를 이유로 원인무효를 선언했다.
이같은 소란속에 이민섭위원장의 의사진행을 방해하던 평민당간사 조홍규의원을 신하철의원(민자)이 번쩍들어 떼어내려다 놓치는 바람에 조의원은 부상하고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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