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삼성·LG '상큼한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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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2003~2004 시즌이 지난 25일 시작됐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와 메이저리그, 프로축구 K-리그의 챔피언이 가려지는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팀당 54경기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LG.삼성.오리온스가 주말 2연전을 모두 승리했고, 시범경기에서 4연승하며 기세등등하던 SK는 2연패를 당했다.

LG는 이틀 새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모비스와의 창원 개막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백-93으로 승리한 후 26일에는 잠실 원정에서 SK를 93-83으로 무찔렀다.

특히 SK전에서 보여준 스피드와 힘은 눈부셨다. 라이언 페리맨(20득점.17리바운드)의 골밑 득점에 이어 송영진-김영만-조우현의 연속 3점포로 2쿼터 5분쯤 36-21로 벌리는 장면에서 LG의 힘이 느껴졌다.

경기의 흐름도 몹시 빨랐다. 4쿼터 2분30초쯤 조우현의 공중패스를 빅터 토마스가 앨리웁으로 연결, 바스켓을 부술 듯 내리찍어 75-57을 만드는 장면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삼성은 서장훈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지만 KCC와 SBS를 모두 눌렀다. 정통 슈터가 없고 데릭 존슨과 서장훈이 함께 뛰다 보니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이 있었지만 외곽 요원들의 분전으로 메웠다.

강혁이 부지런히 공.수 허점을 메웠고 로데릭 하니발이 수비.리바운드에서 눈부시게 활약했다. 서장훈은 "컨디션은 평소의 60% 정도"라고 말했다.

오리온스도 주목할 만한 출발을 보였다. 25일 SK를 91-85로 이겼고, 26일 모비스에도 90-87로 승리했다. 부상이 심해 미국으로 돌아간 마르커스 힉스의 공백이 컸지만 바비 레이저가 높은 득점력을, 김승현이 물오른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김승현은 26일 경기에서는 15개의 어시스트를 꽂았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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