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주름살”/공산품은 쌓이고… 농산물은 모자라고…(경제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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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냉방용품ㆍ여름옷 벌써 찬바람/채소ㆍ생선 반입줄어 값 치솟아
잦은 비로 농수산물은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여름용 공산품은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 품목별로 심각한 수급불균형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금ㆍ채소ㆍ어패류 등은 공급이 크게 달리며 값도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그러나 냉방용품ㆍ여름옷ㆍ청량음료등은 제대로 팔리지 않아 재고가 계속 늘고 있다.
지난달부터 장마가 시작되면서 주름살이 더해지고 있는 유통현장을 살펴본다.
◇농수산물=천일염이 90%를 차지하는 소금은 올들어 일조량이 크게 부족,인천ㆍ경기ㆍ충남해안지역은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70%,전남ㆍ북지역은 50%가량씩 각각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서울지역의 소매값도 50㎏가마당 7천∼7천5백원을 호가,4천∼5천원 안팎에 머물렀던 지난해 이맘때보다 두배 가까이 뛰었다.
채소ㆍ양념류도 작황이 안좋은데다 일기불순으로 반입마저 어려워 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태.
서울 가락동시장의 경우 2일 무는 반입량이 3백33t,양파는 2백13t에 그쳐 지난 18일의 5백54t,7백14t에 비해 열흘 남짓 사이에 66∼2백35%씩 줄었다.
무는 상품기준 접(1백개)당 경락가가 지난달 18일 2만원에서 2일에는 3만4천원으로 보름사이에 70%나 뛰었고 배추는 같은기간에 1백포기 접당 도매값이 4만원에서 6만9천5백원으로 70%이상 올랐다.
이 때문에 배추의 소매값도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상품기준으로 지난달초의 포기당 5백원 안팎에서 중순에는 8백∼9백원으로 오른 뒤 이달들어서는 1천원을 넘어서고 있다.
어패류의 경우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의 하루 반입량이 광어는 지난달 20일의 1백40㎏에서 3일에는 86㎏으로,우럭은 3백10㎏에서 1백50㎏으로 줄었고 패류도 1만9천 상자에서 1만2천상자로 줄었다.
이 때문에 값도 광어는 상품㎏당 3만8천원에서 4만원으로,우럭은 1만5천원에서 2만원으로 각각 올랐으며 장마가 계속되는 한 오름세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공산품=날씨에 판매량이 직결돼 『하늘이 반장사를 한다』는 음료업계는 ▲보리음료와 환타ㆍ오란씨등의 경우 당초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5%가량 늘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10∼20%씩 줄었고 ▲30%이상 늘것으로 기대 했던 주스류도 20%증가에 그치자 울상을 짓고 있다.
청량음료의 단맛을 내는 원료인 과당도 지난해보다 15%이상 판매가 늘것으로 업계는 전망했었으나 지난 5월의 경우 오히려 3.5%가 줄어드는등 연쇄판매 부진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냉방용품의 경우 냉장고ㆍ선풍기판매는 지난해 수준이나 에어컨은 50%가량 판매가 늘었다. 그러나 업계로서는 가장 골치아픈 품목이 에어컨이다.
지난해에는 품귀현상을 빚어 없어서 못팔았기 때문에 올해는 이미 업체마다 두배 가까이 생산량을 늘려 대리점마다 재고가 쌓여 있는 상태. 대우전자는 최근 여타 계열사에 판촉협조공문까지 보내기도 했다.
의류업계는 ▲지난 겨울까지 4년 연속 이어진 이상난동으로 겨울옷 재고가 크게 는데다 ▲지난봄 이상저온ㆍ다우현상으로 봄옷판매량이 당초 목표의 70∼80%에 그쳤고 ▲여름옷 판매도 계속 부진,만회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
특히 지난주부터 본격장마가 시작된뒤에는 숙녀복전문 「논노패션 강남플라자」의 경우 판매량이 예전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졌고 남대문시장의 남성용 남방의류전문 「가든상회」도 하루 셔츠판매량이 예전의 1백50장에서 요즘에는 70∼80장에 그치고 있다.
염료업계의 경우 생산능력은 88년 3만2천t,지난해 3만8천t에서 올해는 5만t규모로 늘었으나 섬유경기 위축으로 올해 수요는 4만5천t 안팎에 머물 전망이어서 10%가량의 재고부담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1백여 우산제조업체의 경우 지난해보다 20∼30%이상 주문량이 늘었으나 일손이 달려 미처 소화를 못하고 있고 1천∼5천원의 습기제거제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는등 우천용품은 제철을 만나 대조적인 모습이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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