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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독자간 거리 좁히자"|문예지들 「문학 작품과 대중과의 만남」 활발히 모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문학성과는 무관한 통속적·상업적 작품들이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을 휩쓸며 독자들의 의식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본격 문학의 대중화 방안이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
『한길 문학』 『문학 정신』 7월호는 각각 특집으로 「대중화와 통속화」 「문학과 영화」를 마련, 베스트셀러와 영상화된 문학의 통속성·위해성 등을 해부하고 문학성 높은 작품과 대중과의 만남으로 문화 의식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청춘 수첩』 『만남에서 동반까지』 『회색 빛 이별 I·Ⅱ』 『편지 I·Ⅱ』 『이런 사랑이고 싶습니다』 등 최근의 베스트 셀러 시집을 살핀 『민중시·순수시, 그리고 대중시』(『한길 문학』)라는 글에서 문학 평론가 강형철씨는 『이 시집들은 의식을 마비시키고 퇴영적인 사람의 세계로만 안내한다』고 비판했다.
사랑·이념·고독 등을 주제로 삼고 있으면서도 그러한 정감의 생성 토대와 내면적 승화를 예술적으로 천착하지 못한 심야 다방의 DJ멘트 같은 치기 어린 작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강씨는 이같은 오염 지구에 독자들을 빠뜨린데 대해 시단은 수수방관할게 아니라 깊이 반성하고 시에서 예술성과 사상성, 혹은 생활성을 별개로 보지 말고 함께 아우를 때 독자들을 본격 시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업』 『겨울의 환』 『나 홀로 되어 남으리』 『고삐』 『마루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등 최근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살핀 글 『민중성과 저속성의 변증법』 (『한길 문학』)에서 문학 평론가 이동하씨는 『본격 문학과 통속 문학이 5대 2의 비율이어서 나쁜 성적은 아니다』고 독자와의 관계에서 현 소설 상황을 진단했다.
『나홀로 되어 남으리』와 『마루타』를 통속 소설로 본 이씨는 통속 소설의 일반적 특징을 ▲오락성 추구 ▲문학적 성취도에 대한 무관심 ▲광고 전략에의 의존 ▲대중의 허위 의식에 대한 호소, 나아가 조장이라 했다. 통속 소설은 이러한 특징 때문에 곧 만화·비디오·영화·TV등에 그 독자를 빼앗기고 본격 소설만이 서점가에 남게 될 것이라고 이씨는 예상했다.
그러나 본격 소설도 소설이란 활자 매체에 무반성적으로 매달리지 말고 대중과의 접촉을 위해 영상 매체 등으로의 장르 전환도 모색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소설가 박인홍씨는 『베스트 셀러 소설과 상업 영화에 대한 글쓰기』 (『문학 정신』)에서 소설이 쉽게 영화화 될 수 있는 것은 서사, 즉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장르적 특성과 베스트 셀러 소설일 경우 이미 대중에 잘 알려져 있어 흥행의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상업적 측면 등 두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실명했다.
박씨는 때문에 74년『 별들의 고향』이후 최근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까지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 매년 흥행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이 영화들은 거의가 여자 주인공들의 옷 벗기기 영화였으며 그렇지 않았던 작품은 거의 흥행에 실패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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