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방화도 국제화시대 해외로케 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한국영화의 해외로케가 일반화됐다.
로케지역도 구미편중에서 벗어나 소련·중국·베트남·아프리카까지 다변화됐다.
현재 촬영중이거나 기획마무리단계인 해외로케 작품은 『명자 아키코 소냐』(소련·지미필름), 『석가모니』(미얀마·한진흥업), 『배신』(케냐·성일시네마트), 『물위를 걷는 여자』(파리·성일시네마트), 『머나먼 사이공』(베트남·동림영화), 『청춘 극장』(중국·대종필름), 『집시애마』(스페인·두손필름)등 7편이며 이밖에 몇몇 영화사에서 중국·베트남·미국등지의 로케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4월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소련로케를 마치고 돌아온 이혁수감독의 『내사랑 카추샤』는 개봉을 기다리고 있고 유럽·중동등에서 촬영한 신상옥감독의 『마유미』는 현재 전국에서 상영중이다.
이처럼 한국영화가 대거 해외로케에 나서는 것은 방화사상 전례가 없던 일로 이는 영화제작자들이 외화에 밀려 상대적으로 궁색을 면치 못했던 방화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전환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또 해외로케가주는 작품의 화려함으로 그동안 한국영화의 가장 낙후된 부분인 해외진출가능성도 함께 기대하는 눈치다.
소련 사할린에서 촬영될 『명자 아키코 소냐』는 명자라는 한국여인이 일제하 정신대에서 아키코라는 이름으로, 종전후 소련에 억류돼서는 소냐라는 이름으로 한스러운 생을 이어가는 수난기를 통해 한민족의 수난사를 그려보게 된다.
제작자 김지미, 감독 이장호, 시나리오작가 송길한씨가 지난 3월 소련현지로 헌팅을 다녀왔고 오는 8월초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담을 불교영화 『석가모니』는 미얀마에서 로케된다.
도선사의 불교신도회장이기도 한 한갑진씨가 제작하는데 초기 불교의 분위기가 인도보다 미얀마쪽에 더 많이 남아있어 로케장소를 미얀마로 택했다.
월남전을 소재로 베트남 현지에서 처음으로 촬영될 『머나먼 사이공』팀은 황동주감독이 연출하고 이동준과 베트남 현지 여배우를 기용, 7월중순 베트남으로 떠난다.
월남전 당시 한국군 병사와 현지 처녀와의 사랑을 그리게 된다.
신달자씨의 베스트셀러 『물위를 걷는 여자』는 프랑스 파리에서 대부분 촬영할 예정이다.
박철수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덕화·황신혜 주연으로 7월중 현지로 떠날 계획이었으나 지난 18일 이덕화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차질을 빚고있다.
『물위…』와 마찬가지로 성일시네마트가 제작하는 『배신』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로케된다.
송영수감독이 오랜만에 연출을 맡았는데 자신을 저버린 애인을 뒤쫓아 아프리카까지 찾아간다는 미스터리터치의 애정극이다. 9월초 슈팅 예정이다.
변장호감독이 중국과 합작형식으로 추진중인 김내성원작의 『청춘극장』은 변감독이 7월10일 중국을 방문, 중국 전영수출입공사와 합작형식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변감독은 또 일제의 세균부대인 731부대의 만행과 정신대의 실상을 그리는 『분노의 벽』(가제) 합작 추진도 중국측에 제의할 예정이다.
변감독의 한중합작영화계획은 중국에서도 상당히 호의적으로 나와 7월4일 중국전영수출입공사의 부사장 장윤창씨등이 내한, 합작에 관한 구체적 협의를 갖게 된다.
한편 『애마부인』시리즈를 연출했던 정인엽감독이 제작하고 이석기감독이 연출중인 『집시애마』는 한국여배우 이화란과 스페인 현지배우의 공연으로 마지막 촬영이 한창이다. <이헌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