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밑으로 터널 뚫는다/지하철5호선 하저터널 공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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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여의도∼마포 간은 터널식으로/천호 구간은 가물막이로 시공
지난해말 3,4호선 연장노선 착공이후 본격적인 지하철 2기시대로 접어드는 5호선 건설공사중 한강통과 2개구간은 하저터널로 건설된다.
한강밑을 가로질러 우리나라 최초로 건설되는 하저터널은 5호선(방화∼고덕)의 광장동∼천호동사이와 여의도∼마포사이의 두곳. 천호동구간은 8월,여의도구간은 12월 각각 착공되며 93년 완공예정.
강위에 다리를 놓을때보다 공사비가 20%정도 더 드는 하저터널을 뚫기로 한것은 ▲지하철 통과 노선 주변의 소음문제 ▲갈수록 더해가는 땅값 보상 ▲공사때 교통체증 및 지상ㆍ지하구간 교차지점에서의 기존도로 잠식에 따른 교통장애 등 교량공사가 안고있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
더구나 한강주변경관 보존차원에서 교량과 같은 인공구조물을 계속 설치해 나간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데다 시설이 바깥에 드러나지 않는 안보차원의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게 하저터널건설 배경의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저터널 건설방법은 국내외적으로 크게 두가지. 강바닥의 암반층 밑으로 터널을 뚫는 터널공법,강바닥을 고르게 정리한 뒤 일정한 크기로 만든 터널용 콘크리트 상자를 차례로 물밑에 가라앉혀 연결시키는 침매공법.
서울지하철은 당초 홍콩섬∼중국본토 구룡반도사이의 만을 가로질러 지하철을 개통시킨 홍콩과 같이 침매공법으로 공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한강수심이 얕고 유속이 빨라 구간에 따라 공법을 달리하기로 했다.
결국 천호동구간은 한강개발때 잠실대교밑 수중보 건설 경험을 살려 단계별로 물을 막아가며 건설하는 가물막이공법,여의도구간은 터널공법으로 결정했다.
◇천호동 구간=천호대교∼광진교사이에 건설되며 한강밑 8백90m를 포함,천호네거리∼광장역 사이 총길이는 2.54㎞.
우리나라 최초의 하저터널로 기록될 이곳은 8월 착공 예정.
지반이 약한 풍화암지대로 수압을 받을 경우 암반사이로 물이 새어들어가 대형사고 위험이 크고 이같은 지반을 고려하면 역위치를 지하 45m 정도에 설치할 수 밖에 없어 터널공법을 포기하고 가물막이공법으로 공사를 벌이기로 했다.
가물막이공법은 속이 빈 지름 6m짜리 원통형철판을 차례로 물속에 박고 속을 토사로 메워 일정구간별로 원기둥 방수벽을 만든뒤 하천바닥을 파내 지하철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어나가는 방법. 공사가 끝나면 원통형철판을 제거한다.
현재 수심4∼14m의 한강지형조건에 알맞은 공법으로 홍수때는 물에 잠기도록 한뒤 공사재개때 물을 퍼내면 되지만 공사비가 교량건설 때보다 91억원이 더드는 6백12억원이나 되는것이 단점.
◇여의도구간=여의도고수부지∼마포대교인터체인지 사이를 잇는 4.94㎞(한강구간 9백20m).
강바닥이 단단한 암반이라 굳이 가물막이공법을 하지않고서도 터널공법으로 공사가 가능한 구간.
그러나 지상과 달리 단위면적당 1m마다 1t의 엄청난 수압이 뜻밖의 장애요인이 될수있어 2개의 본터널(지름 7.5m)을 뚫기에 앞서 점검을 겸한 보조터널(지름 3.5m)을 공사해가며 이상이 없으면 본격공사에 들어갈 계획.
보조터널은 공사완료후 상수도ㆍ전기ㆍ전화선 등의 공동구로 활용되며 차량사고 등 긴급상황때 비상구나 작업통로로 사용하도록 돼있다. 공사비는 여의도밑을 지나는 관계로 1천1백43억원에 이른다.<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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