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북한 핵실험 막으려 막판까지 평양서 중재 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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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 강행을 막기 위해 스웨덴의 고위 외교관이 막판에 북.미 간 중재를 자청하며 평양에서 비밀 협상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협상에서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미국이 양자 대화를 끝내 거부할 경우 이번 주말(7~8일) 핵실험을 강행한다"고 통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스웨덴 주재 일본 대사를 지낸 고이케 마사유키(小池政行) 국제적십자대 교수가 스웨덴 정부로부터 확인한 뒤 본지에 밝힌 것이다.

고이케 교수에 따르면 스웨덴 외무부는 북한이 3일 핵실험 계획을 예고한 직후 고위 외교관을 평양으로 급파했다. 이 외교관은 북한 고위 인사들을 만나 설득 작업에 나섰다. 그는 5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나 담판을 벌였다.

하지만 북한의 입장은 완고했다. 미국이 직접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예정된 핵실험을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김 부상은 이 자리에서 "핵실험은 주말(7~8일)에 실시한다"고 통보했다. 스웨덴 외교관은 더 이상 대화가 안 된다고 판단하고 북한의 최종 계획을 미국 정부에도 알렸으나 상황을 돌이킬 수는 없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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