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복지부 직원에 룸살롱 접대 등 억대 향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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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재용)이 보건복지부(유시민 장관) 직원들에게 유흥주점 접대와 선물을 제공해 왔다는 내부 문서가 11일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건강보험 관리 업무를 하는 건강보험공단은 보건복지부의 지휘.감독을 받는 산하기관이다.

두 기관 간의 장기적인 접대 의혹은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이 입수한 '복지부와 공단 간의 부적절 행태 및 사례'라는 문건을 통해 불거졌다. 이 문서는 건강보험공단 측이 작성한 것으로 돼있다. 문서에 따르면 공단 측은 복지부 직원 등을 상대로 2002년부터 모두 1억1737만원 상당의 접대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접대 유형에서 '룸살롱 등 고급 유흥주점 비용 결제 요청'이 9건(424만원) 있었으며 '결제 금액이 고액이라 2, 3회로 나누어 분할 결제'했다고 밝혔다. '업무 협의 등을 빌미로 (복지부 직원이) 만날 것을 요구해 2, 3차까지 술자리를 연결시키며 특정 주점에 갈 것을 유도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 경우 '법인카드 한도가 초과되거나 주점 성격상 개인비용으로 결제하게 된다'고 적었다.

공단 측이 추석이나 설날 때 복지부 간부 직원을 대상으로 선물을 해온 사실도 기록됐다. 문서는 모두 네 차례에 걸쳐 370만원어치의 선물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양 기관 간 인사청탁이 22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연도별로는 ▶2003년 10건▶2004년 1건▶2005년 3건▶2006년 8건으로 나타났다.

이 문서에는 복지부 감사에 대한 반박 내용도 담겨 있어 복지부가 3월 공단에 대해 실시한 감사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 측은 "이 문서는 공단 내부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후 증빙 자료를 추가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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