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뒷심달려 수비에 구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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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박병주씨<서울신탁은감독>
한마디로 한국축구의 한계점을 보여준 경기였다. 경기전부터 스페인이 한수우위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스페인이 개인기·스피드·조직력에서 한국을 압도했다.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대량실점하지 않은 것과 이번 대회에서 1골도 넣지 못할 것이라는 기우를 황보관이 깨준 것이다.
한수아래에 있는 한국이 스페인을 맞아 할수있었던 것은 정신력을 바탕으로한 투지와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역습정도였는데 이 역시 마음대로 되어주지 않았다. 전반에 선취골을 내주고도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김주성·최순호·정해원등 공격진들의 적극수비가담을 비롯,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준 결과였지만 후반에는 체력의 급강하로 수비에 큰허점을 드러냈다.
기본적으로는 스페인의 플레이메이커겸 오른쪽날개인 미첼을 철저하게 마크하지 못한 것도 패인이지만 우루과이와의 경기에 출전치 않았던 장신 살리나스(1m86cm)에게 교란된 것이다. 살리나스는 신장에서 주는 위협과 함께 중앙에서 휘젓고 다님으로써 우리 수비진을 교란했으며 이틈을 이용, 미철이 득점할 수 있었다.
특히 미첼에게 전담마크맨을 붙이지않고 구상범으로하여금 방어케했으나 역부족이었으며그를 자유스럽게 놓아줌으로써 결과적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하게해준 것은 코칭스태프의 판단미스라 할수있다. 미첼은 우루과이전에서 철저히 마크당해 제대로 역할을 못했으나 유럽예선에서 5골을 터뜨린 골게터로 상대에 대한 분석이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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