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기술-기초과학 보완에 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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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간의 한소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간의 과학기술교류에 관심과 기대가 한꺼번에 쏠리고 있다.
그동안 단편적으로 논의돼오던 두나라간의 과학기술협력사업이 빠른 속도로 확대·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차원의 협력전개를 앞두고 한소간 과학기술교류의 현주소와 전망, 그리고 소련의 과학기술현황과 수준을 알아본다.
두나라사이의 과학기술협력무드는 88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올림픽이후 소련은 우리나라 과학기술교류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여러 채널을 통해 의사타진을 해왔고 우리도 소련의 이같은 적극적인 자세를 받아들여 협력가능성을 모색해왔다.
그결과 지난해부터는 두나라의 약물분석센터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추가금지 약물과 인종별대사물질의 비교에 관한연구를 공동수행하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소련모스크바기계연구소·금속고분자연구소등과 한국산 건설중장비의 내한·내구성모델개발, 윤활유에서의 마모시험등의 공동연구를 추진중에 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연세대와 모스크바대학간 연구협력협약을 체결했으며 금년 2월에는 소련 과학계의 실력자인 K V프롤로프박사(58·과학아카데미 수석부원장)가 내한, 한국료학재단-소련과학아카데미간의 과학협력및 과학자교류에 관한 의정서와 KIST-소련과학아카데미 산하 기계연구소간의 기계분야협력각서를 각각 교환한바 있다.
그후 지난 3월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의 소련방문때와 서울에서 열린 한소경제인 합동회의에서도 소련측은 과학기술협력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상호관심분야와 경제적 실리에 연계될수 있는 분야를 선정해 중점적으로 협력을 전개하고, 기존 우방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극소화하는 한편 전략기술의 유출을 방지한다는 기본방향아래 한소과학장관회담을 조기개최할 방침이다.
최근 프롤로프박사로부터 양국 과학장관회담이 빠른 시일안에 개최되기를 희망한다는 서한이 도착해 빠르면 오는 8월 안에는 회담이 성사될것으로 보인다. 니콜라이 나베로프 소련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이 정근모과기처장관의 상대역이 될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관회담에 앞서 6월말쯤에는 기계·신소재등전문가 5명으로 구싱된 조사단을 소련에 파견, 공동관심사에 대해 협의·조사할 예정이며 8월말쯤에는 박원희 KIST원장등 우리측 연구기관장급 고위인사가 소련을 방문, 협력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밖에 한소간 공동심포지엄도 개최할 계획으로 1차로는 오는11월 서울에서 기계분야 심포지엄이 열릴 예정이다.
권갑택 과기처 기술협력관은 양국장관회담을 통해 과학기술협력협정과 기초과학공동위원회 개최등기초과학교류문제를 논의하는 한편 우주·해양·신소재·원자력·고속교통등 거대첨단분야의 공동연구사업과 기술이전문제등도 협의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첨단기술협력선의다변화라는 측면에서도 소련과의 협력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최근 두차례에 걸쳐 소련을 방문한바 있는 KIST 권오관박사(기계공학연구부장)는 『소련은 체제상 세계첨단의 군수용 기술들이 민수용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다』면서 이런 면에서도 한국과 소련은 사회보완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수 있다고 밝히고 건설중장비나 지프등 국내산업체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박사는 그러나 소련의 기술수준에 대한 정보와 여파능력이 부족한기업에서 섣불리 점측할경우 부작용과 위험부담이 클것이라고 우려하고 소련을 중심으로 한 대동구권과의 기술협력을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경험있는 연구기관중심의「기술이전센터」와 같은 완충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25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한민족과학기술자 종합학술대회에는 한인봉박사(소련:푸룬체연구소부소장)등 한인과학자 14명이 대회사상 처음으로 참석할 예정이어서 소련의 과학기술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보인다. <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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