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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중단 이면도로 “난장판”/파헤쳐 놓고… 덮지는 않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자재까지 방치 통행 불편/두달째 그냥 버려둔 곳도
서울시내 도로 곳곳이 파헤쳐지고 특히 이면도로는 공사가 중단된채 건설자재까지 쌓아놓고 무작정 방치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두달째 계속되고 있는 이같은 사태는 건설자재 품귀로 정부가 각종 관급공사를 중단하면서 시작됐다.
이 바람에 이미 파헤쳐 놓은 공사장은 덮지도 않고 철수,상 하수도ㆍ가스ㆍ전기통신관 등 공공사업이 도로를 파헤쳐 놓은채 중단되고 있고 교통량이 가장 많은 교량진입로 공사마저 길을 막아 놓은채 내버려져 있어 당국의 무책임 행정을 나무라는 소리가 높다.
20일 완공예정이던 서울 신정동 오금교 입체교차로 공사가 시멘트 등 부족으로 계약업체인 K레미콘회사로부터 제때 콘크리트공급을 받지못해 준공기일을 8월말로 두달 늦추었다.
이 공사로 편도4차선 도로가 2차선으로 줄어들어 두달째 출퇴근시간마다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또 서울시가 담당하는 동부 간선도로ㆍ노량대교ㆍ오목지하차도 건설공사 등 대형공사와 각 구청에서 맡고 있는 폭 8m이하의 도로공사나 소규모 하수도공사 등이 같은 이유로 아예 공사가 중단되거나 공정이 지연된채 파헤쳐 놓은 흙더미 등으로 이면도로가 적치장으로 둔갑했다.
서울시가 4월말 간선도로의 굴착공사현장 64곳을 일제점검한 결과 전기통신공사ㆍ한전ㆍ도시가스업체ㆍ상하수도건설업체의 32개 현장이 건자재난 등으로 공사중단 또는 지연돼 굴착후 흙더미ㆍ자갈을 장시간 방치하는 등 사후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종합건설본부는 『시내 5백여개의 각종 공사현장중 절반 가량의 공사가 1주일 이상 중단된 상태고 나머지도 건자재공급난으로 공기연장 등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올해는 비가 많이 내린데다 건자재부족까지 겹쳐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 가양동 마곡유수지공사의 경우 1주일에 8t트럭 2백대분의 콘크리트가 필요한데 1백대분밖에 공급이 안돼 장마철을 앞두고 침수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또 테헤란로 일대의 도로보수와 하수관공사,남부순환도로주변의 지하철공사도 차질을 빚어 1주일 가까이 철책만 둘러쳐 진채 교통흐름을 가로막고 있고 서울시 주택가 골목길 포장공사도 흙을 다 헤친채 공사를 중단해버린 경우가 많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장마피해를 막기위해 수방시설공사를 우선순위에 두어 다른 공사장에 들어갈 레미콘을 마곡유수지공사에 투입,긴급대책에 나서고 있고 주민의 불편을 의식해 공사가 중단된 현장은 흙으로 덮거나 임시철판을 깔아 주민불편을 줄이라고 긴급지시했다.
한편 정부도 건축자재 수급불균형을 의식,9월말까지 일반유흥음식점ㆍ숙박시설ㆍ백화점 등 불요불급한 시설물에 대한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 한편 수방시설ㆍ도로ㆍ교량 등 정부발주공사의 납품회사들에 대해 건축자재를 우선적으로 공급해 줄것을 요청했다.<이철호ㆍ남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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