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고서는 음식료.화학.철강.전기전자.자동차.통신 등 6개 주요 업종에서 국내 상위 3개, 해외 상위 3개 대표기업을 각각 선정해 2003~2005년의 경영성과를 비교 분석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포스코 등 18개 업체가, 해외 기업으로는 도요타.GM.IBM.네슬레 등 18개 업체가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표기업의 부채비율은 세계 주요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국내 대표기업의 부채비율 평균은 2003년 124.4%, 2004년 111.4%에 이어 2005년 99.5%로 떨어졌다. 반면 세계 주요기업의 부채비율은 2003년 220.8%, 2004년 192.8%, 2005년 182.3% 등으로 한국의 대표기업보다 훨씬 높았다.
부채비율이 낮은 것을 나쁘게 볼 수만은 없지만 국내 대표기업의 보수적 경영과 투자 부진이 앞으로 성장 잠재력 약화로 이어져 세계 주요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기업의 신용상태를 평가할 때 쓰이는 유동비율(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것)은 2003년 107.1%에서 지난해 124.2%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세계 주요기업의 유동비율(99.7%)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그만큼 한국 기업들이 현금을 많이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대표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기보다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린 데 따른 것이다.
성장세도 크게 둔화하고 있다. 한국 대표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04년 24.1%에서 지난해에는 5.8%로 낮아졌다. 반면 세계 주요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2004년 4.2%, 지난해 5.9%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와 화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한국 대표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세계 주요기업보다 낮았다.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매출액에서 연구개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세계 대표기업(3.4%)보다 낮았다. 업종별로는 통신업이 2.2%로 세계 주요기업(1.2%)보다 높았지만 화학과 자동차는 세계 주요기업에 비해 2%포인트 이상 낮았다.
김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