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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출판계 개인서점 호황 누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책에 대한 미국인의 기호는 그 어느 때보다도 까다로워져 출판산업이 유통구조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 달턴·발던북·크라운북 등 유수의 체인점들이 전문서점과 개인서점을 위협해 왔다. 이 문제는 70년대부터 시작되어 체인점들은 지금까지 유명작가의 작품을 출판사로부터 입도선매하거나 할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쟁자를 따돌려왔다.
현재 이들 체인점들이 미국 도서판매액 (60억 달러)의 40%를 점하고 있고 6만5천 개의 개인서점이 그 나머지를 차지하고있다. 그런데 이들 개인서점 가운데 연 1백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서점이 점점 늘고 있다고 미 출판협회가 최근 발표했다.
개인서점의 호황은 ▲부동산경기 흐름 ▲시내 번화가가 다시 활기를 띠는 것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또한 개인서점이 독자들에게 도서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다는 점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 예로 가장 큰 개인서점의 하나인 태털드커버점의 경우 독자들은 발던북이 제공하는 것보다 다섯 배나 많은 10만 권의 도서 중 원하는 책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소규모 개인서점들은 거대한 체인점들이 차지하지 못한 출판 분야를 파고들고 있다.
매년 출판되는 5만 권의 신 서적과 86만 권의 도서가 분야별로 차별화 되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는 어린이 도서물.
체인점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지만 개인서점과 같은 철저한 개인서비스를 따라갈 수 없는 것도 개인서점 호황의 큰 이유다. 대부분의 개인서점 주인들은 어떤 분야든 개요정도는 알고있는 것이다.
한 개인서점 주인은 『우리는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누군가 포클랜드를 항해하는 방법에 관한 책을 원한다면 구해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서점이 갖고 있는 고객명단을 보면 무려 10만 명을 헤아리는 항해광들이 포함되어 있다.
개인서점의 장점은 독자의 반응이 업자에게 직접 전달되는데 있다. 체인점처럼 막대한 분량의 책을 파는 대신 이들 개인서점은 작가와 출판업자, 그리고 독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개척해놓은 것이다.
그라운드 머더사의 필리 브라운씨는 매년 추리소설 팬클럽에 참석하고 추리소설잡지에 광고도 내고 추리여행·연회를 주최하기도 한다.
그와 같은 역할은 특히 지금처럼 출판계나 도서유통업계가 새로운 장르나 작가빈곤에 허덕이고 있을 때 더없이 중요하다. 체인점들은 출판사와의 직거래를 축소해 연간 거래액이 10만 달러를 밑돌고 있다. 반면 개인서점은 계속 전문영역을 취급하는 2만여개의 출판사들과 거래하고 있다.
세계적인 화제작 움베르토 에코의 『강미의 이름』도 바로 개인서점을 통해 명성을 얻은책.
한편 가중된 경쟁에 직면하게 된 체인점들은 독자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하고있다. 발던북사의 체인점은「독자우선 프로그램」을 도입, 회원카드에 있는 코드를 통해 독자의 흥미분야·독서습관을 추적, 시장 세분화 전략을 펴고 있다.
체인점들은 또 명함을 통한 규모증대도 꾀하고있다. 이러한 조치가 개인서점들에는 훨씬 격렬한 경쟁을 예고하지만 그들의 영역을 지켜나가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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