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물갈이 당겨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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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청와대 내에서 조기 쇄신론이 부상하고 있다. 유인태(柳寅泰)청와대 정무수석은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통합신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면에서 아무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인적 쇄신이 없이는 (盧대통령의)지지도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柳수석은 이어 '그동안 조기 쇄신에 부정적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재신임 국민투표 이전에 쇄신을 하기는 좀 어려웠었는데, 내외의 요구가 정 그렇다면 뭐…"라고 말했다.

사실상 재신임 국민투표 이전에 쇄신을 하자는 조기 쇄신론에 무게를 실은 발언이다. 그동안 柳수석은 청와대 쇄신과 관련, "재신임을 제안해 둔 마당에 혹시 한두 달만 일하고 그만둬야 할지도 모를 이들로 개편하는 게 적절하겠느냐"는 입장을 보여왔다.

통합신당의 요구를 마냥 외면하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청와대와 내각의 분위기를 일신해야 재신임 국민투표에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입장을 선회시킨 듯하다.

불신임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조기 쇄신은 무의미한 게 아니냐"는 논란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듯하다.

이번 주말 열릴 4당 대표와의 연쇄회동에서 국민투표 실시 쪽으로 정치권과 합의가 되면 盧대통령이 선(先)쇄신을 단행하면서 재신임을 요구하는 근거로 제시하면 되고, 회동 결과 국민투표 실시가 불가능해진다면 곧바로 쇄신에 착수하면 된다는 것이다. 쇄신의 폭은 대폭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천정배 의원은 "이번 일의 본질이 권력싸움으로 왜곡돼선 안된다"며 "우리 진영 내부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千의원은 "나 역시 (이광재 실장 외에)특정인 퇴진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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