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축전> 어떤 경기 어떻게 진행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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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이 만납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민족평화축전(10.23~27, 제주)은 모처럼 벌어지는 남북 축구대결과 `봉봉남매' 동반레이스, 민속경기 등 다채로운 스포츠 이벤트가 어우러지는 축제 한마당이 될 전망이다.

개막에 임박해 북측 예술단과 취주악단의 갑작스런 불참 통보로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예술단 공연이 취소되는 등 축전 규모가 대폭 축소됐지만 스포츠 경기는 당초 계획대로 열린다.

특히 북측 선수단에는 여자축구 리금숙, 마라톤 함봉실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간간이 눈에 띄고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지만 유도 영웅 계순희와 마라톤 신화 정성옥이 `명예손님'으로 얼굴을 내밀어 축전을 빛낸다.

◇남북축구 3대 이벤트= 남북 체육교류의 상징성을 담고 있는 축구는 이번 축전에서도 가장 볼만한 빅 매치로 마련됐다.

먼저 지난달 미국여자월드컵에 동반 진출했다 나란히 8강 진출 실패의 쓴맛을 보고 돌아온 남북 여자대표팀이 24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막식 직후 불꽃튀는 일전을 벌인다.

안종관 감독이 이끄는 태극낭자군은 월드컵 출전 멤버들이 대부분 그대로 출전해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북측에 도전장을 냈고 북측은 지난 8월 대구유니버시아드에서 엄청난 화력을 과시했던 우승 멤버들이 공훈체육인 김광민 책임감독의 지휘 아래 출격한다.

이어 25일 오후 4시에는 제주종합경기장에서 남북 여자축구선수들이 우정을 다지는 혼합경기를 갖는다.

당초 이 경기는 남자 청소년대표와 여자 대표선수들을 반반씩 섞어 사상 첫 남북 혼성축구대결로 기획됐으나 북측이 난색을 표시해 여자선수들끼리만 백두-한라로 편을 짜서 하는 이벤트 경기로 치러지게 됐다.

3번째 남북대결은 지난 90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 이후 13년 만에 조우하는 20세 이하(U-20) 청소년대표팀 맞대결로 폐막식 전인 26일 오후 4시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다.

◇평화 다짐 해안 레이스= 작년 부산아시안게임 동반 우승 이후 `봉봉남매'로 불려온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와 북한 여자마라톤 최고기록 보유자 함봉실이 26일 오전 10시부터 제주 해안도로를 함께 달리며 오누이의 정을 나눈다.

다음달 나고야하프마라톤 출전을 앞두고 있는 이봉주는 하프 코스 대신 10㎞ 마스터스 코스에 출전하지만 출발점인 제주종합경기장에서 함봉실과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마라톤 레이스에는 전금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원웅 축전 조직위원장 등 남북의 고위급 인사들이 일부 코스를 함께 달릴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눈길 끄는 민속경기= 24일 오후 2시 북제주군 한림운동장에서는 그네, 널뛰기 등 민속경기와 남북 씨름 맞대결이 펼쳐진다.

남측은 춘향제가 열리는 남원 등지에서 그네뛰기 선수들을 공수해왔고 북측에서는 백두산 성화 전달 행사의 최종주자였던 북한 수중발레 간판 스타 출신 김영희(조선체육과학대)가 특유의 유연성을 뽐내며 그네뛰기의 대표 주자로 나선다.

널뛰기는 국내 널보다 높은 북측 널을 사용할 예정인데 북측 널뛰기 선수단 11명 중 남자 선수가 9명으로 주축을 이루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씨름은 남북의 경기방식이 달라 경기장은 모래판을 사용하는 남측 방식으로 하고 샅바 잡는 방식은 힘을 주지 않고 손만 늘어뜨려 잡는 북측 규정을 따르기로 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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