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OB 팀웍 다듬기 안간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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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LG와 OB가 똑같이 6연패 끝에 나란히 최하위의 늪에서 허덕이자 조용하던 서울 팬들마저 감독의 해명을 요구하는 등 이른바 청문회(?)소동을 벌이기에 이르렀다.
당초 두 팀은 시즌 전 전문가들로부터 하위권을 맴돌 것이라는 진단을 받아온 터여서 야구인들에겐 충격적인 사실은 아니다.
투·타의 전력이 달리니까 장기레이스에서 하위로 처지는것은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모처럼 두 팀 모두 호쾌한 공격야구를 표방한데다 백인천(백인천)감독의 컴백, 이광환(이광환)감독의 젊은 신풍을 기대하던 팬들은 시즌 초반부터 골찌로 추락한 두 팀의 부진에 대해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감독의 작전부재, 선수들의 정신력 해이, 구단의 인색한 투자와 전력보강 계획 실태 등을 성토하고 있다.
LG 백인천 감독은 『팀이 비록 최하위로 몰리고있으나 1∼2점차 패배가 많았고 주전선수들이 부상에서 회복, 타격이 점차 살아나고 있어 앞으로 대반격전을 펼쳐 중위권에 도약하겠다』면서 아직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다.
OB 이광환 감독도 팀창단 후 처음으로 합숙훈련에 돌입하는 등 해이해진 팀웍을 다듬기 위한 긴급 맹훈을 실시하고 있다.
뉴욕 양키스와 메츠라 할 수 있는 OB와 LG, 라이벌이자 동병상련의 처지에 빠진 두 팀의 회복책은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첫째, LG와 OB는 약점으로 지적된 투수력이 역시 문제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우선 방어율부터 6, 7위(3·97, 4·78)를 나란히 마크할 정도로 빈약한데다 4사구마저 1백30개(LG), 1백57개(OB) 등으로 7개 구단 중 으뜸이다.
방어율 1위(3·00)를 기록하며 4사구 95개(7위)를 마크한 태평양 투수진들과 비교하면 연패의 원인을 쉽게 알 수 있다.
LG는 믿었던 최일언(최일언)이 부진한데다 김건우(김건우) 김용수(김용수) 등도 제 몫을 못하고있어 투수진 전체가 침체에 빠지는 결과로 이어진 것.
공격력을 강화한다며 최일언·김경문(김경문)을 보낸 OB역시 마찬가지다.
투수진의 기둥 격이었던 최와 수비의 핵인 김경문이 빠지면서 김진욱(김진욱·1승4패) 장호연(장호연·2승2패) 계형철(계형철·4패1세이브) 등 고참투수들마저 흔들리기 시작, 8승 중 겨우 3승을 기록하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이감독이 기대를 걸던 2년생투수 구동우(구동우·1승1패) 이진(이진·1승2패) 등도 든든한 포수의 리드가 없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특히 OB는 기둥포수였던 김경문의 방출로 투수의 구질, 사인, 감독의 작전 등이 상대에게 모두 노출되고 수비마저 리더가 없어 최대의 실책(33개)을 저지르기에 이르렀다.
단단한 마운드, 철벽수비 등을 자랑하던 OB가 올 시즌 쉽게 무너지는 팀이란 오명을 쓰게된 원인의 핵심은 김경문의 트레이드 때문이라는 지적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둘째, 두 팀 모두 공격력으로 승부를 낼 수밖에 없는 전력인데도 타율은 최하위로 처지고있어 바닥권을 헤맬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LG 백감독은 타격의 핵인 이광은(이광은) 노찬엽(노찬엽) 등 3, 4번이 부상으로 결장, 상대 투수들로서는 위협적인 타자가 없어 자신감이 생기게되고 타선 또한 활력소가 없어 침체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OB는 수비력·기관총 타선 등의 불명예(?)를 벗기 위해 지난 시즌 홈런 13개를 날린 김상호(김상호)를 4번에 포진시켜 김형석(김형석) 최동창(최동창)과 지그재그 타선을 형성, 제법 무게를 갖춰 팀홈런 15개(3위)를 기록하고있다.
그러나 타선의 주축인 김상호는 예상대로 수비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말뚝 OB맨들의 사기를 저하시켜 수비진의 궤멸까지 부르는 결과를 초래했다.
OB수비진이 어이없는 실책을 연발하자 이 감독은 급기야 「자율야구포기」를 선언하기에 이른 것이다.
OB팬들은 1번부터 5번까지 좌타자들로만 특색을 갖춰 특정투수들만 제한 등판케 한 지난해의 타선이 한층 위협적이었다면서 성토하고 있다.
결국 OB는 두마리 토끼 (공격· 수비)를 잡으려다 모두 놓치는 우(우)를 범하고 만 셈이다. 〈권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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