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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이 태풍' 플로리다 강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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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낚시에는 역시 섬나라 출신이 강한가. '낚시하러 가자(Go fishing)'며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향한 '브롱스의 폭격기(뉴욕 양키스의 애칭)'에는 태평양을 건너온 물고기잡이의 대가가 동승하고 있었다. 양키스의 일본인 거포 마쓰이 히데키(29). '물고기 파이팅!(Go fish!)'을 외쳐대는 6만5천여 플로리다 관중의 열렬한 응원도 마쓰이를 흐트러뜨리지는 못했다.

왼손타자 마쓰이는 한치의 흔들림 없는 준비자세,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스윙으로 말린스의 좌완 투수 돈트렐 윌리스의 바깥쪽 강속구를 밀어쳐 2-3루간을 꿰뚫었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양팀의 균형은 8회 2사1,3루의 찬스에서 터진 마쓰이의 1타점 결승타로 기울었다. 힘차게 퍼덕거리던 청새치(말린스)가 마침내 낚싯줄에 굴복하는 순간이었다.

양키스가 22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월드시리즈 원정 3차전에서 마쓰이의 결승타와 3안타를 때린 데릭 지터를 앞세워 6-1로 승리했다. 양키스는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주도권을 잡았다.

마쓰이는 결승 3점 홈런을 터뜨린 2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결승타를 때렸고 월드시리즈 11타수5안타(타율 0.455), 4타점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마이크 무시나(양키스)와 조시 베켓(말린스)의 숨막히는 투수전에서 말린스는 1회 후안 피에르의 2루타와 미겔 카브레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양키스는 4회 데릭 지터의 안타 등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7회까지 지터에게만 2안타를 얻어맞았을 뿐 호투하던 베켓은 8회 1사후 또 다시 지터에게 2루타를 맞은 뒤 강판됐고, 구원투수 윌리스가 마쓰이에게 적시타를 맞는 바람에 패전투수가 됐다. 양키스는 9회 버니 윌리엄스의 3점 홈런 등으로 4점을 보태 말린스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끊어놓았다.

4차전은 23일 오전 9시며 양키스는 로저 클레멘스를, 말린스는 칼 파바노를 선발로 예고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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