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공식 주미대사' 한성렬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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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한성렬(사진) 차석대사가 바뀐다. 2001년부터 근무해 온 한 차석대사의 후임은 김명길 군축평화연구소(외무성 산하) 수석연구위원으로 정해졌다.

미국과 외교관계가 없는 북한은 통상 유엔대표부의 차석대사에게 대미 교섭을 맡기고, 대사는 유엔 관련 업무를 전담한다. 따라서 한 차석대사의 교체는 5년여 만에 북한의 '미국 대사'가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의 한 소식통은 26일 "박길연 대사는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교체 배경과 관련해 다른 관계자는 "한 차석대사가 5년 이상 근무해 바뀔 때가 됐으며,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와 6자회담 복귀 문제가 평행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외교관과 접촉이 많은 뉴욕의 한 교민은 "한 차석대사는 다른 북한 외교관들에 비해 상당히 개방적이고 유연하다"고 평가했으나 후임인 김명길 위원에 대해선 "뉴욕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고는 하나 교포 사회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혁명 유자녀 출신으로 김일성종합대학 영어과 재학 중 남미 북부에 위치한 가이아나에 유학했다. 이후 1985년 자메이카 주재 서기관 등을 거쳐 97년 유엔대표부에서 참사관으로 일했으며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을 역임했다. 미주국 부국장 시절 대미 외교라인의 허리 역할을 맡아 오래전부터 한 차석대사의 후임으로 거론돼 왔다.

김 위원은 미국의 북한인권법 발표 직후인 2004년 10월 군축평화연구소 멤버들을 이끌고 뉴욕을 방문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는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동행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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