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FM 멘델스존·브람스 작품 선호 서울대 강신두교수 방송학세미나서 프로그램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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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북한의 FM방송은 과연 어떤 식으로 방송되고 있는가. 음악 방송이 주류를 이루는 평양FM 프로그램의 편성과 내용의 특성은 무엇인가.
최근 「분단국 방송구조의 전망과 과제」라는 방송학회 세미나에서 서울대 강현두교수는 「평양 FM방송의 프로그램 분석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 흥미를 끌고있다.
이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북한의 유일한 FM방송인 평양 FM은89년 1월 처음 방송을 시작, 평일엔 매일 오후9시부터 다음날 오전5시까지 8시간 방송하고 주말엔 24시간 방송하고있다.
출력 20km로 평양·개성에서 송출하는 평양FM은 전파방해가 없으면 서울북부지역에서도 충분히 청취할 수 있다.
북한내 일반가정에 FM수신기가 전혀 보급되어있지 않은 실정에 비추어 평양FM방송은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다기보다 남한 청소년들이 최근 FM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과 관련, 대남 선전용이라는 감이 짙다.
평양FM의 모든 프로는 30분단위로 편성돼있고 각 프로는 진행자의멘트로 연결된다.
평양FM은 시간대별로 혁명가곡과 서양고전음악을 교대로 편성하고 있으며 진행 시간이 불규칙한 드라마를 두번 방송하고 있다.
하루 편성비율은 ▲혁명가곡 45.8%▲서양고전음악 41.7%▲방송극 12.5%다.
혁명가곡은「김일성과 김정일 찬양」 「당과 조국에 대한 충성」 「통일 염원」「행복한 사회주의적 삶」「반미사상 고취」등을 주제로 한 창작 음악들이다.
서양고전음악은 멘델스존과 브람스의 작품이 가장 많이 방송됐고 비발디, 모차르트, 차이코프스키, 베토벤, 푸치니 순으로 방송됐다.
대개 독일·러시아의 클래 식 음악이 방송되었고 미국·중국·남한의 전통음악은 전혀 방송되지 않았으며 쿠바 등 북한과 국제적 연대를 갖고있는 나라의 음악은 비교적 많이 방송됐다.
드라마 내용은 김일성의 항일운동 당시 영웅적 투쟁에 대한 찬양, 남한·미국에 대한 비판내용을 담은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평양FM방송은FM매체의 특수성인 선명한 음질로 고급음악과 라디오극을 방송하면서 북한의 3대혁명과업의 하나인 문화혁명의 효율적 완수에 기여하도록 편성되어있다.
북한의 FM방송은 일반적으로 직접적인 선전·선동의 수단이라기보다 계급의식·주체사상·사회주의혁명사상 등의 이념적 재무장을 부추기는 기능을 갖고 있다. <채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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