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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밀려 경찰 무장해제도/전국 17개시 5ㆍ9시위 상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광주에선 5백명 도로에 누워/서울역 광장ㆍ고가도로까지 인파로 가득/과격연행에 일부시민들도 합세 몸싸움
87년 「6ㆍ10」 이후 최대규모 군중이 전국17개 도시에서 벌인 「반민자당」 집회ㆍ시위는 최루탄ㆍ화염병이 난무한 가운데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하며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서울과 지방의 시위상황을 종합한다.
▷서울◁
◇대학가=9일오후 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 등 각대학별로 열린 가두투쟁출정식에는 서울대 2천여명을 비롯,6ㆍ10대회 이후 최대인원이 참가했으며 일부 대학에서는 교문으로 진출하며 화염병과 투석시위를 벌였다.
서울대 출정식에서는 「토,민자 격문」이라는 격렬한 내용의 「관악2만전사 진군출사표」가 낭독되는 등 올들어 가장 격앙된 분위기의 집회양상을 나타냈다.
◇태평로=대학교별로 출정식을 마치고 시내로 진출한 대학생 1천여명은 오후5시50분쯤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앞 왕복 12차선 도로를 기습점거,『타도 노태우,해체 민자당』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좌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오후6시쯤 전경 1백여명을 투입,최루탄을 쏘며 강제해산에 나섰으나 학생50여명은 스크럼을 짠채 도로에 누워 시위를 계속했다.
경찰은 해산과정에서 학생 20여명에게 곤봉을 무차별 휘두르며 강제연행하려 했으나 이에 흥분한 시민 50여명이 도로로 뛰어들어 경찰과 몸싸움을 벌여 연행학생 일부를 빼돌렸다.
◇한국은행앞=남대문시장ㆍ소공동ㆍ신세계백화점앞 지하도 등에 흩어져있던 대학생 5천여명이 오후5시50분쯤부터 일제히 차도로 나와 오후6시쯤에는 신세계앞 광장을 완전히 점거,『해체 민자당』 등의 구호를 외치자 퇴근길의 일부 시민들이 가세,시위군중은 순식간에 3만여명으로 불어났다.
오후6시쯤에는 현대자동차 충무로지점이 시위대에 습격당해 유리창 20여장과 간판 등이 부서졌다.
오후7시30분쯤에는 소공동에서 여학생4명을 연행하던 전경들이 시민들에게 쫓겨 부근 동양화학건물로 대피하자 흥분한 시민1백여명이 돌ㆍ화염병을 건물에 던져 정문유리창이 부서졌다.
◇을지로입구=신세계앞 광장에서 경찰에 밀린 시위대 3천여명은 오후7시45분쯤 을지로입구네거리를 점거했다. 시위대는 롯데쇼핑 앞에 주차해있던 전경버스ㆍ경찰차 2대에 화염병을 던져 불지르고 안에 있던 전경 30여명을 붙잡아 무장해제 시킨뒤 플라자호텔쪽으로 끌고가 풀어주기도 했다.
을지로네거리를 점거한 시위대는 『선구자』 등의 노래를 부르며 연좌시위에 들어갔다.
한편 시청앞 쪽으로 진출하려던 3천여명의 시위대는 오후8시쯤 미문화원앞까지 진출,갑자기 돌ㆍ화염병을 미문화원에 던져 불질렀다.
미문화원에 불이나자 경찰은 오후8시30분쯤 시청앞쪽에서 강경진압을 시도,오후9시10분쯤 을지로네거리를 점거한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미문화원의 화재를 진화했으며 흩어진 시위대는 밤늦게까지 을지로ㆍ명동일대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서울역=신세계앞 광장에서 강제해산된 대학생들이 오후8시20분쯤부터 남대문경찰서앞 도로를 점거한채 전경1백50여명과 대치하고 투석전을 시작했다.
오후9시쯤 3천여명으로 늘어난 시위대는 도로에 서있던 경찰차 3대를 불태우고 전경들을 무장해제시킨뒤 1시간동안 서울역광장과 도로 및 고가도로까지 점거한채 시위를 벌여 차량통행을 완전 마비시켰다.
▷지방◁
◇경기ㆍ인천=인천지역 대학생ㆍ근로자 등 2천여명은 오후8시45분쯤부터 인천시 인현동 동인천역앞 중앙로 2백여m를 점거,저지하는 경찰에 화염병 등을 던지며 40여분간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시위대의 화염병투척으로 C­3순찰차 1대가 전소되고 중부경찰서 하주영순경 등 경찰관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춘천=강원대 등 강원도내 11개 대학생 2천5백여명 및 재야단체인사들은 춘천ㆍ원주ㆍ강릉 등에서 민자당분쇄결의대회를 갖고 가두로 진출,도심 곳곳에서 저지하는 경찰에 맞서 화염병 2천여개와 돌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대전=재야단체ㆍ학생ㆍ시민 등 1천여명은 9일 오후7시부터 10일 오전2시까지 대전시내 중앙로ㆍ대흥로 등지에서 야간기습시위를 벌였고 공주ㆍ천안ㆍ조치원에도 2천여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이에앞서 9일 오후3시쯤 목원대생 2백여명은 교내에서 민자당반대집회를 갖고 교문진출을 시도하던중 학교앞 2백m지점에 세워둔 전경수송버스에 화염병을 던져 불태웠다.
◇청주=충북대ㆍ청주대 등 청주시내 대학생 1천여명은 9일오후 대학별로 민자당해체를 위한 출정식을 갖고 청주시내 가두로 진출,최루탄을 쏘며 저지하는 경찰에 화염병ㆍ돌로 맞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면서 민자당사무실과 파출소를 습격했다.
오후5시30분쯤 청주시 사직2동 126 민자당 청주을지구당 오용운의원 2층 사무실에 대학생 1백여명이 몰려가 화염병 20여개를 던져 불이나 사무실안에 있던 팩시밀리ㆍ복사기 등 집기와 44평가량의 사무실 내부를 모두 태워 7백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전주=전북대 등 전주시내 7개 대학생과 재야인사 등 1천5백여명은 이날 오후5시쯤부터 전주시내 관통로 네거리 등에서 전북민련주최로 열릴 예정이던 도민궐기대회가 무산되자 화염병ㆍ돌을 던지며 오후11시까지 시위를 벌였다.
오후9시쯤 군산시 명산동 현대증권 군산지점에 대학생 등 시위대 30여명이 몰려가 화염병 10여개를 던져 2층 대형유리창 10장이 깨지고 현관이 불에 탔으나 곧바로 진화돼 큰피해는 없었다.
◇광주=조선대생 등 「남대협」 소속 재학생과 시민 등 1천여명은 9일 오후5시 전남도청앞 광장에서 「광주ㆍ전남민주연합」 주최로 열기로한 「민자당해체ㆍ노정권퇴진촉구국민대회」가 경찰의 원천봉쇄로 무산되자 시내 곳곳에서 오후11시까지 산발적인 야간기습시위를 벌였다.
전남대생 등 학생ㆍ시민 5백여명은 오후5시30분쯤 광주시 중앙로 구보훈청앞 도로에 드러누운채 40여분간 무저항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광주ㆍ전남지역에서는 1만1천여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대구=국민연합소속 대학생ㆍ근로자ㆍ재야인사 등 3천여명은 9일 오후2시쯤 경북대야외공연장에서 국민연합 총궐기대회를 가진뒤 가두로 진출,칠성시장ㆍ비산염색공단 등 앞길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다 오후11시쯤 자진해산했다.
오후7시40분쯤 대구시 종로동 만경관극장 앞길에서 대학생 2백여명이 대구시경소속 중부경찰서에 화염병 50여개를 던지며 습격을 기도,경찰의 저지로 무산되면서 김진성군(20ㆍ경북대 화공2) 등 2명이 비산파출소로 연행돼 학생 80여명이 화염병 20여개를 던지며 구출하려하자 경찰이 공포 9발을 쏴 해산시키기도 했다.
◇부산=9일 하루 동맹휴업한 부산대ㆍ동아대 등 12개대학,경남전문대 등 12개 전문대생 2만여명은 오후4시쯤부터 가두로 진출,오후11시 부산시내 곳곳에서 화염병을 던지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로 민자당 북을지구당 신상우의원 사무실과 사상파출소가 학생들의 화염병 습격을 받았다.
이날 시위로 경찰 32명ㆍ학생 18명ㆍ민간인 1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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