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공체조 하다보니 스트레스 확 날렸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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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왠지 그곳에 가고 싶다.
우리 문화의 어제와 오늘이 공존하는 그곳, 화랑을 들러 푸석해진 감성을 적신 후 찻집 귀천에 앉아 시인 천상병을 느끼고 싶은 그곳…인사동 말이다. 이 가운데 '젊은이의 양지'로 자리잡은 신개념 문화공간 '쌈지길'의 천호선 대표를 중앙일보 프리미엄이 만났다.

쌈지길은 2004년 12월 둥지를 튼 4층짜리 나선형 건물이다. 연면적 1200평으로 공예품점·기념품 가게·갤러리·음식점 등 70여 개의 톡톡 튀는 점포가 들어서 '인사동 속의 인사동'이라는 명성을 얻으며 오가는 이들의 발길을 잡아 끌고 있다. 천 대표는 2001년 인사동 터줏대감 격인 아원공방·동서표구 등 12곳이 철거될 위기에 처하자 동생 호균(현 ㈜쌈지 사장)씨와 의기투합해 쌈지길을 탄생시켰다.

천 대표는 "한국의 문화 정책은 보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화란 보존만 한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계승은 옛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전통으로부터 '알맹이'를 추출해 현대화시켜야 문화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작업을 공예부분에서 현실화시킨 장소가 바로 쌈지길이라고 소개했다.

천 대표는 10만원대에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는 '쌈지 아트 마트'를 내면서 미술 대중화에 나섰다. 그는 "이제 축하선물은 꽃대신 그림으로 하라"며 허허 웃음을 지었다. 쌈지 아트 마트는 10월 말 인터넷 쇼핑몰(www.ssamziegil.co.kr)도 오픈할 예정이다.

#기공체조와 체계적인 식이요법…그리고 낙천적인 성격이 건강의 비결
천 대표의 건강법은 인사동에서 소문났다.
오전10시30분 쌈지길 1층 광장. 어김없이 1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기공체조를 하는 그를 만날 수 있다. 운동시간은 대략 20분. "기공체조는 신경을 훈련시키는 운동이다. 한해가 다르게 둔감해졌었는데 기공체조를 시작하고나서 반사신경이 예민해졌다"는 그는 3년 동안 하루도 빼지 않고 훈련한 결과 이젠 상대편의 움직임을 읽을 정도란다.

여느 기체조와 차이점은 '염원하기' 동작이 들어가 있다는 것. 움직임과 동시에 자신이 소망하는 바를 생각하는 동작으로 더욱 정성과 기가 들어가게 된다고 했다. 체질검사를 통해 체계적으로 짜인 식이요법 또한 천 대표 건강비결. 아침은 유기농 야채 샐러드에 식초·소금 절임을 해 조금씩 먹는다. 점심은 검은깨·검은 찹쌀·다시마·멸치·칡을 섞어 갈아만든 생식을 두유와 함께 마신다.

이 식이요법을 지키기 위해 약속은 되도록 저녁으로 미룬다. 술은 인사동 초입의 전통주점 '오목대'를 찾아 전주에서 올라오는 막걸리를 마신다. 맥주나 커피는 체질상 몸에 안맞아 멀리한다.

운동·음식에 관한 한 '교과서'적인 그가 생각하는 건강의 비결은 낙천적인 성격. 상대를 위하면 결국 나에게 다 돌아온다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한단다. 스트레스가 쌓일 까닭이 없다.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문화공보부(현 문화관광부) 문화예술국장,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이력이 말해주듯 그는 '문화 지킴이' 외길인생을 살아왔다. 천 대표의 건강법은 그의 고집스런 문화사랑과 무척이나 닮았다.

장소=쌈지길 02-736-0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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