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지는 내고장 (27)|중부권거점·교육도시로 급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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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능수버들과 호두과자로 유명한 소박하고 조용한 도시 천안이 대전시의 직할시승격 분리로 이제 충남의 대표도시로 서서히 발돋움하고 있다.
충남 서해안지역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서해안시대가 개막되자 서북부지역의 관문격인 천안시는 이제 인구20만명이 넘는 중부권의 거점도시로 급격한 성장의 거보를 내딛고 있다.
63년1월1일자로 시로 승격된 천안시는 지금까지 27년간 발전을 거듭해오면서 최근 서울과 대전이 1시간거리로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수도권과 중부권의 배후지원도시로 그 기능과 역할이 커지고 있다.
천안시는 2000년대 인구50만명을 수용할수 있는 교육·문화·교통·공업도시로 변모를 가능케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알찬 도시기반사업들이 착실히 추진되고 있다.
경부·장항선의 분기점으로 교통의 요지인 천안은 수도권 인구분산책에 따라 80년부터 들어서기 시작한 대학이 단국대·호서대·상명여대·성화신학교·나사레신학교등 5개 대학과 소방학교가 있어 중부권의 교육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이와함께 충남의 제1행정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제1, 2공단 25만8천평을 조성해 1백15개 업체가 가동, 6천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고 10만5천평의 백석농공단지에도 51개 업체가 가동, 소비도시에서 생산도시로 바뀌고있다.
이같은 발전은 무리없고 소박한 주민성향과 교통의 요지라는 지리적 여건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무엇보다 지역단체들의 활동이 도시발전의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천안지역의 발전을 주도하며 전통문화 계승에 앞장서고 있는 단체는 30여개. 천안지역의 현안문제와 발전을 주도하는 단체가 바로 천안시개발위원회(회장 정연달). 이 위원회는 천안지역의 도시발전을 위한 자문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60여명의 회원들이 직업과 신분이 다양해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한국화약그룹 김승연회장, 충남방적 이종성회장, 남양분유 홍두영회장, 민자당 정일영의원등이 고문을 맡고 이근영천안시장을 비롯한 각계 기관장을 자문위원으로 학계·의약업계· 운수업계·서비스업계등 각계에서 모인 회원들이 천안발전을 위한 상호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이 모임은 지역개발분과위원회·사회봉사분과위원희·문화홍보분과위원회등으로 구분, 분야별로 업무를 분담해 지역개발을 위한 도시발전 구상·지도·자문·토의등을 가져 중요사항을 결정하고 있다.
정연달회장은 『개발위원회는 대전시 분리에 따라 충남도청을 천안지역에 유치키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20만 시민들이 너나없이 주인의식을 갖고 천안지역발전에 동참해야 그만큼 도청유치도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문화원(원장 이종찬)은 이 지역문화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빼놓을수 없는 단체. 문화원은 부설 향토문화연구회(회장 김성렬)를 두고 지역문화연구및 전통의 맥을 찾는데 노력하고 있다.
현재 향토문화연구회는 백제시대의 하남위례성 확인작업을 추진하고 있고 격월로 『천안 문화』를 비롯한 5∼6종의 향토문화지를 발간, 지역문화를 소개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천안문화』는 대표적인 향토문화지로 1년에 세번 발행, 3천권이상의 책이 시민들에게 배포된다.
문화원은 이와함께 87년에 처음 만든 「흥타령문화제」를 향토문화제로 정착시키는데 힘을 쏟고있다.
매년 10월 천안삼거리공원에서 베풀어지는 흥타령문화제는 능소아가씨와 박도령선발, 널뛰기, 그네뛰기등 14가지행사가 진행된다.
이종찬원장은 『지역 계층에 맞는 문화를 보급시키고 생활에 밀착된 문화를 삶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안시발전의 또다른 원동력은 천안자율순찰대(대장 박창학).
늘어나는 범죄에 비해 경찰력이 능동적인 대처를 못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주민스스로가 민생치안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매일근무요원 35명, 비상근무요원 l7명등 모두 52명의 대원으로 구성된 자율순찰대는 무보수로 지역방범활동을 도맡고 있다.
82년 9월9일 생긴이후 2천1백83회순찰(야간방범), 교통거리질서 3백48회, 청소년선도 6백9회, 경찰지원 1백57건, 도범예방및 검거 23건등 활약이 대단하다.
이밖에도 천안에는 지역동호인들의 모임인 천안시청 호란회(호란회)를 비롯, 기우회·낚시회·등산회등 10여개의 동호인 모임이 지역주민들의 친목과 화합을 다지는데 앞장서고 있다.
동호인 모임중 가장 규모가 큰 호란회(회장 김재섭)는 천안시청직원 37명을 회원으로 구성된 난애호가들의 모임.
천안은 물론 전국 난생산지의 산과 섬을 찾아 자연생 난을 보호하고 수집·보존하는등 난을 연구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시는 이와함께 문화예술 계승발전과 향토문화창달을 위해 월1회이상 국내정상급 예술공연단을 초청, 공연을 갖고 있다. 또 체육진흥을 위해서도 83년 창단된 천안시청 하키팀을 지원육성하고 오룡경기장을 보수, 우수선수발굴등 다각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시민의 평생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지난 3월28일 지하1층·지상4층 규모의 천안시립중앙도서관을 개관한이후 장서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이근영시장은 『천안은 수도권및 서해안개발의 배후도시로 그 기능을 다하고 있고 충남 제1의 도시로 위상을 정립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도시기반구축과 지역경제발전에 주력하면서 소홀해지기 쉬운 시민정신문화발전에도 관심을 갖고 90년대 중반에는 천안에서 전국체전을 치를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글 김현태기자
사진 주기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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