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간중독 직업병 첫 확인/3명 입원치료 이빨썩고 하체마비ㆍ언어장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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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용접봉 제조 근로자들… “이미 셋 숨졌다”주장
용접봉 피막원료 공장근로자 3명이 하반신마비,언어ㆍ판단력 장애등 중금속 망간중독환자로 판명돼 노동부로부터 국내최초로 산재로 인정받아 병원에서 입원치료중인 사실이 밝혀졌다.
충북영동군 황간면 소계리 전 영동화학(회장 강순갑ㆍ76) 근로자 가재교(51ㆍ소계리41)ㆍ박도용(47ㆍ소계리20)ㆍ손병헌(42ㆍ영동군학산면봉림리288)씨등 3명은 지난해 9,12월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산업의학센터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모두 망간중독중증 환자로 판명,노동부로부터 산재로 인정받아 치료중이다.
이들은 망간을 분쇄해 용접재료를 제조하는 이 공장에서 1년2개월∼2년8개월씩 일하다 허리통증ㆍ언어장애등 이상증세를 느껴 85년4,10월퇴사했었다.
이들은 이가 모두 썩어 빠지는 증세와 함께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와 목발을 사용하고 있고 허리통증및 경화ㆍ두통ㆍ언어장애ㆍ기억력과 청력감퇴ㆍ정신무력증등의 증세를 보이고 있다.
가씨등에 따르면 같은 공장에 다녔던 근로자 가운데 김정만씨(당시44세)가 근무3년만에 같은 증세를 앓다 87년 여름 사망하는등 지금까지 3명이 숨졌고 김명수씨(35ㆍ영동읍화신리)등 6명이 똑같은 증세를 일으켜 개별적으로 치료를 받고있다는 것이다.
입원환자 박씨는 『주먹만한 망간덩어리를 분쇄기로 가루를 낸뒤 끓는 물에 넣고 양잿물과 빙초산을 첨가해 젓는 작업을 매일 12시간씩 했다』며 『공장폐쇄 1년전부터 방독면이 지급됐으며 그전에는 작업도중 망간가루와 연기를 뒤집어써 작업이 끝나면 속옷까지 빨간색으로 변했고 머리카락은 물로 씻어내도 노란색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여의도성모병원 산업의학센터 윤임중박사(57)는 『망간중독이 국내에서 정식으로 보고된 적은 없다』며 『조만간 환경조사를 마친뒤 관련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망간중독은 망간화합물을 분진상태로 흡입해 일으키게되며 수개월에서 수년간의 잠복기를 거치는 만성장애가 대부분이며 임상단계로는 신경증ㆍ무기력ㆍ불면증등의 증세를 나타내는 1단계,언어장애ㆍ멍청한 얼굴등 파킨슨양 증후군을 보이는 2단계를 거쳐 근육이상ㆍ운동실조증세를 일으키는 3단계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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