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새시장 진출 교두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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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베트남간 경제교류는 75년 월남패망후 급격히 위축돼오다 78년12월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을 계기로 미국이 경·제제재조치를 요구, 정부가 국내기업의 투자를 금지시켜 현재까지 직접투자 진출은 전무한 형편이다.
물론 이기간에도 일부업체가 제3국 중개업자·교포등을 활용, 교역을 추진했으나 83년말까지는 특별한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86년12월에야 개혁파인 구엔 반 린의 공산당서기장 선출로 전기를 맞았다.
구엔 반 린은 경제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 한국등으로부터의 외자유치에 나서 88년11월 무공의 조사팀이 베트남에 입국했고 이를 계기로 간접교역방식에만 매달렸던 국내업체들도 직교역기반과 수출확대등을 목적으로 베트남에 서둘러 진출했다.
이후 양국간 관계는 급진전돼 89년8월엔 국내20여개 업체들이 참관단자격으로 베트남추계박람회에 참석, 실질적인 상담활동을 벌였으며 금년 4월28일부터 호지명시에서 개최되는 박람회엔 국내업체들이 정식으로 참가하는등 양국간 직교역시대 개막을 목전에 두고있다.
이에따라 국내의 삼성·현대·럭키금성·효성 등 대기업들도 지금까지 정부의 규제위주의 정책때문에 적극화하지 못하던 베트남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호지명시·하노이시등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무역진홍공사에 따르면 한-베트남 양국간 교역량은 87년엔 수출 3천9백만달러, 수입 1천6백만달러였으나 이후 급격히 증가해 89년엔 수출 4천5백만달러, 수입 4천1백만달러를 기록, 서방국가중 일본·싱가포르·홍콩·호주 다음가는 5대교역국으로 등장했다.
무공·국제민간경제협의회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베트남의 제5차경제개발 5개년계획과 관련한 정유공장건설, 보크사이트개발등 8개분야에 걸친 합작프로젝트를 제의받고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효성물산의경우2백만달러를 투자, 연산1공장을 짓기로 하고 이미 가계약을 마친 상태이다. <표참조>
또한 리딩 월드 오브 서울사는 3백50만달러를 투자, 피혁합작 공장을 가동시키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활발한 움직임과는 달리 정부는 무공의 무역관을 비롯해 국내기업들의 지사설치를 계속 허가해주지않고 있다.
미국이 아직까지 베트남에 대한 제재 조치를 해제하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월 스트리트저널지는 미국이 한국의 베트남진출 확대에 신경쓰면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업체들은 베트남이 동남아의 중심지대에 위치해 이를 연계한 캄보디아·라오스등지로의 진출에 유리하며 노동력과 지하자원이 풍부해 소련·중국·동구와 함께 한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한-베트남간 교역은 계속 신장될 것으로 보인다. <김석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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